(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재심법원이 청구인이 재심사유로 주장하지도 않은 부분을 다시 심리해 유죄인정을 파기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위반 및 반공법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A씨에게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중 반공법위반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1975년 당시 교제하던 여성에게 "가장 친한 친구 중에 B변호사가 있는데, 당국에서 반공법위반으로 구속시켜 매장시키려고 한다"고 말한 혐의(긴급조치9호위반) 및 1976년 같은 여성에게 "공산주의이론은 좋은 것이다"는 등의 발언을 한 혐의(반공법위반)로 기소됐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 및 자격정지 1년6개월, 2심에서 징역 1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고 판결은 확정됐다.
이후 대통령 긴급조치제9호가 위헌으로 결론나자, 검사는 이 판결에 대해 재심청구를 했고 서울고법은 재심사유가 인정된다며 2019년 2월 재심개시결정을 했다.
재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재심 이유가 명시적으로 인정된 긴급조치 9호 위반죄 부분외에 반공법위반죄도 위법수사 등 재심사유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A씨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공소사실 중 재심청구인이 긴급조치 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만 재심사유를 명시적으로 주장하면서 재심청구를 해 그 재심사유가 인정됐다"며 "재심법원은 재심청구인이 재심사유를 주장하지도 않은 반공법위반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다시 심리해 유죄 인정을 파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양형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 한해서만 심리를 할 수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반공법위반 부분도 유무죄 여부를 다시 심리한 끝에 재심대상판결의 유죄 인정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했다"며 "원심 판결에는 심판범위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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