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김경문호의 방망이가 좀처럼 뜨거워지지 않고 있다. 미국과 조 1위를 놓고 맞붙었는데 화력 싸움에서 완패했다. 미국 투수들을 공략하는데 실패, 삼진 아웃만 14개를 당했다. 특히 중심 타선의 무게가 너무 떨어진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7월 31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2020 도쿄 올림픽 조별리그 B조 2차전서 2-4로 졌다. 안타는 겨우 5개를 쳤으며 장타는 9회초에 나온 양의지(NC)의 2루타, 1개뿐이었다. 처음과 마지막 공격에서 1점씩을 뽑았으나 철저하게 봉쇄당했다.
국내 3차례 평가전부터 타자들의 타격감이 떨어져 우려가 컸는데 도쿄 올림픽 본선에서도 애를 먹고 있ㄷ. 지난 29일 이스라엘과 첫 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까지 치른 끝에 6-5로 이겼지만, 타선의 폭발력이 떨어져 힘겹게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김경문 감독은 '믿음의 야구'를 강조하며 주전 라인업에 손을 대지 않았다. 이스라엘전과 비교해 포수를 강민호(삼성)에서 양의지로 바꾼 것이 유일한 변화다. 김 감독은 믿음을 주면 타자들이 쳐줄 것이라고 확신했으나 타자들은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출발이 나쁜 건 아니었다. 1회초 박해민(삼성)과 이정후(키움)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 3루에서 김현수(LG)의 내야 땅볼로 선취점을 뽑아 리드를 잡았다.
그렇지만 한국 타선이 한 이닝에 안타 2개를 친 것은 1회뿐이었다. 이후 미국 선발투수 닉 마르티네스의 서클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5이닝을 책임진 마르티네스는 아웃 카운트 15개 중 9개를 탈삼진으로 잡았다.
한국은 3회초와 5회초에 2사 후 각각 이정후, 김혜성(키움)이 안타를 때렸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전에서는 막힌 혈을 홈런으로 뚫었으나 미국전에서는 이마저도 없었다. 타구가 외야로 날아간 것도 6개에 불과했다. 요코하마 스타디움은 바람이 많이 불어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지만,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가 적은 만큼 홈런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반면 미국은 홈런으로 공격을 풀어갔다. 0-1로 뒤진 4회말 트리스탄 카사스가 뒤집는 2점 홈런을, 2-1로 앞선 5회말 닉 앨런이 달아나는 1점 홈런을 치며 흐름을 가져갔다.
한국 공격은 전체적으로 답답했다. 이번 대회에서 총 7점을 뽑았는데 득점권 상황에서 '적시타'를 친 것은 1번밖에 안 된다. 이스라엘전에서 4회말에 터진 오지환(LG)의 투런 홈런도 2사 1루 상황이었다.
미국전에서도 1회초 무사 1, 3루-7회초 2사 1, 2루-9회초 무사 2, 3루 등 총 3번의 득점권 찬스가 있었는데 내야 땅볼(1회)과 희생플라이(9회)로 1점씩을 따는데 그쳤다.
해결사 역할을 맡아줄 중심타선의 부진이 뼈아프다. 3번타자 김현수와 4번타자 강백호(KT)는 각각 9타수 1안타(1홈런) 4삼진, 6타수 무안타 3볼넷 3삼진으로 부진하다. 5번과 6번 타순에 한 차례씩 배치된 오재일(삼성)도 7타수 1안타 1볼넷 2삼진으로 타격감이 떨어졌다.
B조 2위에 그치면서 한국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휴식일 없이 1일부터 A조 2위 도미니카공화국과 맞붙어야 하는데 상황에 따라 5일까지 매일 경기를 뛸 수도 있다.
폭발력을 잃은 타선으로는 금메달은커녕 시상대에 오르는 것조차 벅차다. 김경문 감독으로선 한숨만 나올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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