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각각 연이은 설화와 비전 부족 등의 악재를 거치며 혹독한 '여의도 적응기'를 겪고 있다.
두 주자 모두 정치 경험이 없는 '정치 초보자'인 만큼 지금을 '여의도 문법'에 적응하는 기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7개월 남은 대선을 앞둔 대권주자로서는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당 안팎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8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치 신인들이 겪는 여의도 문법 적응기를 두 사람(윤 전 총장, 최 전 원장)이 거치고 있는데 개별 국회의원이 아니라 대권주자로서 빠른 적응이 필요해 보인다"며 "이런 좌충우돌이 처음엔 신선할 수 있어도 결국 마지막에는 유권자에게 불안감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변가로 평가받는 윤 전 총장은 직설 화법으로 '속이 시원하다'는 평가도 받지만 '1일 1설화' 논란에도 시달리고 있다. 최근까지 윤 전 총장은 '주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 '후쿠시마 방사능' 발언을 비롯해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교제를 막는다" 등의 언급으로 구설에 올랐다.
윤석열 캠프에서는 "정치 문법을 배워가는 중"이라며 해명했고, 윤 전 총장도 "정치를 처음하다 보니 오해를 일으켰다. 유의하겠다"고 했지만 메시지 관리가 미숙한 모습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논란에 대해 "어이없다",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며 구체적인 해명없이 어물쩍 넘기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본인의 의도야 어찌됐든 '활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의문 제기에 소상히 답하는 게 정치인의 기본 자세"라며 "애초에 정무적으로 정제된 발언과 해명이 필요한데 이런 것은 훈련 부족이라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윤 전 총장의 이같은 설화는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상태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통해 컨벤션 효과를 노렸지만, 오히려 검찰총장 사퇴 이후 5개월 만에 20%대가 무너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다음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자유응답)는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5%, 윤 전 총장은 19%를 기록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수도권과 중도층, 2030 세대 지지율이 휘청이며 한 달 만에 6%포인트(p) 급락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윤 전 총장의 경쟁자이자 같은 정치 초보자인 최 전 원장은 신중한 성격과 온화한 이미지 탓에 설화에는 시달리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최 전 원장의 이러한 '신중주의'는 지난 4일 대선 출마선언식 이후 '준비 부족'으로 보는 눈이 많아졌다.
최 전 원장은 언론과의 질의응답에서 줄곧 대답이 막히는 등 정책(비전)에 대한 준비가 없다는 허점을 노출했다.
특히 최 전 원장은 대선 출마선언식에서 반도체 관련 산업 정책 등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지자 "국정 전반 정책에 대해 준비가 안 됐다는 점에 대해 제가 인정한다", "정치를 시작한 지 며칠 안 된 걸 감안해 달라"고 하면서 준비 부족을 시인했다.
최 전 원장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잘 알 수 없다"며 대통령이 되면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정치권에선 대권 도전을 밝히는 첫 출정식에서 '준비가 안 됐다'는 발언 자체가 여의도 문법에 비추어봤을 땐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여의도 문법 적응 유무를 떠나서도 최 전 원장의 정책과 공약에 대해 궁금했던 국민들의 갈증을 말끔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도 대권주자로서 한계를 드러낸 부분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최 전 원장이 자세한 공약까지는 아니더라도 대권주자로서 개괄적인 방향은 제시했어야 한다"면서 "여의도 문법이라기 보다 기본적인 언변이나 대응능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 모두 대권주자로서 이렇다할 비전을 명확히 밝히지 못한 상황 속 앞으로도 '반문'(反문재인) 이미지에만 의지한다면 현 지지율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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