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토교통부 중앙건축물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에 따르면 광주 재개발공사 붕괴사고는 무리한 철거방식과 불법 재하도급 등이 낳은 전형적인 인재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달 말 HDC현산 현장소장 등 9명을 검찰에 송치하고, 14명을 입건해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HDC현산 대표 등 경영진에 대해서는 불법 재하도급을 구체적으로 지시·공모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과태료 등 행정처분만 내렸다.
사조위 조사결과 철거 공사는 상부를 먼저 철거하고 하부 작업을 해야 하는데, 하부를 먼저 철거한 후 최상층 철거를 위해 흙을 무리하게 쌓아 올린 데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물 내부 바닥의 절반을 철거한 후 3층 높이로 흙을 쌓아 상부 철거를 진행하던 중, 1층 바닥판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파괴된 것이다.
이후 지하층으로 성토가 급격히 유입돼 상부층 토사가 건물 전면 방향으로 이동했고, 이에 따른 충격이 구조물을 붕괴시킨 직접 원인이 됐다. 사조위는 특히 불법 하도급으로 인해 공사비가 3.3㎡당 28만원에서 4만원까지 깎이면서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봤다.
HDC현산은 한솔건설에 하도급을 맡겼고, 한솔은 다시 백솔건설에 재하도급을 맡겼다. 무엇보다 HDC현산은 불법 하도급 등의 상황에 대해 일부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사조위는 판단했다. 이영욱 사조위원장(군산대 건축·해양건설융합공학부 교수)은 "HDC현산이 해체공사 공법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는데 전체 과정을 묵인하고 있던 것을 여러 관련 정보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직후 HDC현산이 불법 재하도급 사실을 부인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 권순호 HDC현산 대표는 국회에 출석해 "철거공사에 관해서는 한솔기업과 계약 외에 재하도급을 준 적이 없다. 법에 위배되고 재하도급 건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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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재하도급 묵인시 과태료 처분━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도 HDC현산이 불법 재하도급을 인지하고 묵인한 혐의가 드러났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거나 공모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과태료 행정처분 조치만 받았다.'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원도급자가 불법 재하도급을 지시하거나 공모한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이 가능하지만 묵인이나 과실의 경우 과태료만 부과 받는다. 2018년 국회에서 불법 재하도급과 관련해 원도급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이 논의됐지만 법안 심사 과정에 형사 처벌 대상은 원도급자가 지시하거나 공모한 경우로 축소됐다.
지난해엔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의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내년 1월27일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 한해 우선 시행된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해체공사 안전강화방안 및 불법하도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사조위에서 규명된 조사 결과와 재방방지대책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한 사항을 토대로 방안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해체계획서 수준 제고 ▲설계자·시공자·감리자·허가권자의 책임 강화 ▲불법 하도급 근절 및 벌칙규정 강화 등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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