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U(금융정보거래원)와 금융감독원이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사이트(이하 거래소) 40여 곳을 대상으로 영업종료 안내문과 함께 '폐업시 환급 절차'와 같은 폐업 대책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머니S DB
FIU(금융정보거래원)와 금융감독원이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사이트(이하 거래소) 40여 곳을 대상으로 영업종료 안내문과 함께 '폐업시 환급 절차'와 같은 폐업 대책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자금세탁방지실은 지난 19일 '가상자산취급업소 신고 업무 관련 협조 요청사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금감원은 거래소가 ▲신고 요건을 갖추지 못해 신고를 못하거나 ▲신고접수 후 신고 수리가 되지 않거나 ▲신고수리 후 신고 말소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이용자 보호를 위한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공문에는 금감원이 직접 작성한 '이용자 지원 절차 권고(안)'이 첨부돼 있다. 이를 참조해 폐업에 따른 영업 종료 공지, 예치금 중단 및 출금 지원, 피해 구제절차, 가상자산 수탁기관 양도 및 이전대책 등을 회사별로 내규에 담으라는 것이다.

금감원은 권고안을 반영한 내규를 열흘 안에 작성해 이달 30일까지 제출할 것으로 요청했다. 또 원활한 신고 심사를 위해 사업추진계획서 내용도 포함시키도록 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신고수리가 되지 않아 폐업해야 하는 거래소는 영업종료 최소 7일 전에 폐업 사실을 공지하고 거래 및 회원가입 조치도 종료해야 한다. 정리매매 기간도 7일이 보장돼야 한다. 거래 지원 종료일 이후 최소 30일까지는 이용자들이 출금할 수 있도록 지원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영업 종료로 이용자가 피해를 호소하면 구제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거래지원 종료 코인에 대한 처리 방법도 거래소가 각각 안내해야 한다. 인터넷 홈페이지가 폐쇄된 후에도 고객센터 등 연락처를 남겨야 한다.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에 '영업 정지'에 따른 사후 대책을 약관에 담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라고 요구한 데는 '이용자 보호'라는 명분을 내걸었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200여개에 달한다. 토종거래소도 있고 해외거래소의 지사나 한국어 홈페이지만 운영하는 방식이다.

20일 현재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았거나 준비 중인 거래소는 30여개다. 금융 당국은 이들 30여 곳만 우선 합법 영업을 할 '의지'가 있다고 간주하고 나머지 거래소에 대해 '질서 있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다음달 24일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암호화폐 거래소 신고수리 기한이 지나면 소수 거래소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음지에 있는 코인거래소 이용자를 위한 사실상 정리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금감원의 긴급 공문 발송 조치는 최근 '머지런'(머지포인트+뱅크런) 사태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돈처럼 쓰이던 선불 충전금 '머지포인트'가 하루 아침에 무용지물이 됐는데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전자금융업자 미등록 상태로 영업을 이어왔다. 이 같은 제도적 허점 때문에 금감원은 '머지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머지플러스와 유사한 등록 선불업체가 65개나 더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머지사태로 불거진 '피해자 보호 대책' 우려가 암호화폐까지 번진 것이다. 지난해 4월 통과된 특금법 개정안에 암호화폐 거래소가 포함된 이후 자금세탁 방지 차원의 '관리 감독' 업무가 FIU 관할로 넘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