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안동범)는 지난 12일 상해치사 등 혐의를 받는 A씨(57)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4년 지인 소개로 만난 남성 B씨(80)와 내연관계로 발전했다. B씨는 2018년 6월 A씨에게 액면금 1억원, 지급기일 2018년 10월31일로 된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작성했다.
A씨는 2018년 7월 B씨가 90세가 될 때까지 동거한다는 조건 아래 각서를 작성했다. 이 각서에는 ▲1억원 이상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른 남자들과 정을 나눌 수가 없다 ▲폭행하지 않는다 ▲서로 살아 있는 한 동거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A씨는 2018년 11월9일 약속어음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해 B씨 소유의 경기 고양시 토지에 관한 강제경매를 신청해 개시결정을 받았다. B씨는 약속어음이 각서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무효라는 취지로 A씨를 상대로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B씨와의 소송 진행에 유리한 내용을 녹음하고자 자신의 집으로 오게 했다.
B씨는 2018년 11월27일 A씨의 집을 찾아 강제경매 절차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지만 A씨가 이를 수용하지 않자 크게 다퉜다. 이어 다음 날 술에 취한 B씨가 다시 취소를 요청하자 화가 난 A씨는 B씨의 머리를 문틀에 수회 내리쳐 다치게 했다. 이후 의식을 잃은 B씨의 얼굴을 이불로 덮어두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
재판부는 "수년 간 교제하던 고령의 피해자에게 잔혹한 방법으로 폭력을 행사해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해자가 사망하기까지 느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매우 컸을 것이고 유가족은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큰 상처를 입었으며 범행을 부인하면서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B씨는 80세 고령의 노인으로 완력이 약하고 당시 만취한 상태였던 만큼 26살 어린 A씨가 힘으로 B씨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B씨가 피를 흘리면서 쓰러진 후 119에 신고하기 전까지 약 30분을 지체한 점 등을 종합할 때 A씨가 상해를 가하고 방치해 사망하게 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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