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식당가의 모습.© 뉴스1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금준혁 기자 =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오후 6시 이후 4명까지 사적 모임을 허용하는 '백신 인센티브' 적용 첫날인 23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서 3명 이상이 함께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거리에는 회사에서 퇴근하고 잰걸음으로 종로를 빠져나가는 셔츠 차림의 직장인들만 있었다. 식당과 카페도 마찬가지였다. 1시간여 거리를 돌았지만 3인 이상이 모여있는 식당은 3곳 정도에 불과했다.

한 식당의 테이블에는 얀센 백신을 접종한 30대 직장인과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한 50대, 40대 동료가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50대 A씨는 "얀센 맞은 친구 덕분에 함께 저녁을 먹는다"라며 "우리 세대는 아직 1차 접종만 하거나 안 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렇게 나와서 모이기 힘들다"라고 했다.


상황이 이러자 자영업자들로부터 영업시간만 오후 10시에서 9시로 1시간 줄이는 조치였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앞서 정부가 발표한 23일부터 9월5일까지의 거리두기 조정안에 따르면 4단계인 수도권 식당·카페는 밤 9시 이후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종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40대 중반 김모씨는 "백신 맞은 사람 대부분이 60대 이상인데 그 사람들이 여길 돌아다니겠나"라며 "영업시간만 줄어들었는데 생색내기 하는 것이고, 탁상행정 좀 그만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방역실패 탓을 우리에게 돌리지 않으면 한다"며 "'위드 코로나'로 가야 한다"이라고 했다.


인근에서 다른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70)도 "영업시간 줄이려니까 민망해서 2인 제한 풀어준 것"이라며 "엉망진창 행정이다. 우리가 형사도 아니고 백신 접종자를 찾아서 손님으로 받냐, 자영업자 다 죽여놓고 돈 주면 다냐"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시간만 단축하자 했으면 이 정도는 아닐 텐데, 우리는 참는 자이지 바보가 아니다"라며 "선량한 국민에게 이러지 말고 백신 공급이나 제대로 하라, 그게 할 일"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확진자 수에 기반한 거리두기 단계 체계를 '치명률 기반 방역수칙 전환'과 '업종별 확진자 수 발생비율 분석을 통한 업종별 방역수칙 재정립'을 주장했다.

비대위는 "작년부터 1년6개월 넘게 정부의 방역수칙을 준수한 결과 빚더미에 앉게 됐고, 특히 집합금지·제한 등 헌법상 기본권인 재산권 제한을 당하면서도 손실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음에도 오후 9시 영업 제한이라는 더욱더 강한 규제는 정부가 자영업자를 더 이상 국민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정부 투쟁 차원에서 비대위 지부장 중심으로 전국 단위 정부규탄 차량시위를 개최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지난 20일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과 관련 "구체적인 시기나 내용은 정해진 바가 없지만, 1차 접종의 전 국민 70%(3600만명) 완료가 추석 전에 달성할 것 같다. 그리고 한 2주 정도 지난 9월 말이나 10월 초에는 모든 것이 검토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현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거리두기 2단계를 연장했다. 이로 인해 소상공인, 자영업자 여러분에게 불편을 드린 데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약속과 모임은 최대한 자제해주시고, 접종을 최대한 빨리 맞아달라. 정부는 국민들께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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