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지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시간이 제법 흐른만큼 대표팀 내부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겼다.
취임 이후 기성용과 구자철이라는 허리라인의 간판들을 떠나 보낸 벤투 감독은 새로운 중원 조합에 꽤 신경을 썼고 이런 과정 속에 남태희, 황인범, 권창훈, 이재성 등이 뿌리를 내리면서 틀이 잡혔다. 수비라인은 사실상 김민재가 축이다.

이런저런 시행착오 끝에 나름 골격을 잡아왔으나 아직도 완전히 해답을 내리지 못한 포지션이 있다. 전방 공격수와 측면수비다.


전방에는 황의조라는 믿음직한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의 백업 혹은 파트너가 마땅치 않다. 측면 수비 역시 아직 확고하게 주전 자리를 꿰찬 선수는 없다. 이제 매 경기가 결승전 같은 최종예선을 앞두고 있는데도 전방과 측면 수비는 여전히 아픈 손가락 느낌이다.

벤투 감독은 23일 오전 10시30분 대한축구협회(KFA)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내달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vs 이라크)과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vs 레바논)에서 열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 나설 태극전사 26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이재성 등 기존의 주축들이 대거 승선한 가운데 김천 상무에서 군 복무 중인 공격수 조규성이 첫 발탁된 점이 눈길을 끈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최전방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선수는 황의조다. 황의조는 K리거와 아시아 무대에서 활동하는 선수들로 스쿼드를 꾸렸던 몇몇 일정을 제외하고는 매번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자타공인, 벤투호의 최전방은 황의조가 메인이다.

다만 황의조가 없을 때 그의 자리를 대신하거나, 황의조와 함께 호흡을 맞춰 전방 조합을 꾸릴 선수에 대한 벤투 감독의 고민은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최전방 자원으로 지동원, 석현준, 김신욱, 이정협, 김승대, 김지현 등 여러 선수를 기용했다. 지난 6월 2차 예선 당시에는 2002년생 정상빈까지 불러봤다. 그러나 '낙점자'는 보이지 않는다.

벤투 감독은 전형적으로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거나 큰 키로 제공권을 장악하는 유형의 공격수보다 전방에서 많은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뒷공간 침투에 능한 선수를 선호한다. 위에 언급한 선수들은 그간 활약이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냉정하게 황의조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때문에 최종 예선에서는 누가 황의조와 함께 공격진에 이름을 올릴지 관심이 모아졌었는데 예상 외로 조규성에게 그 기회가 갔다. 조규성은 굳이 분류하자면 황의조와 비슷한 유형이다. 도쿄 올림픽 예선을 치르는 동안 자신의 기량을 증명한 적이 꽤 있다.

조규성이 이번 소집에서 황의조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거나,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벤투 감독에 찾아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감독과 강상우가 31일 오후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21.5.31/뉴스1

벤투 감독의 두 번째 고민거리는 측면 수비수다. 측면을 통한 전개를 중시하는 벤투 감독은 좌우 풀백의 비중을 크게 두고 있다. 그러나 최전방 공격수만큼 이 포지션의 주인도 쉽사리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전방보다 더 괴로운 곳이 사이드다.
그동안 좌측에는 홍철, 김진수, 이주용이 우측에는 이용, 김문환, 김태환 등이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아 왔는데 대부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거나 기복 있는 플레이로 만족감을 주진 못했다. 간간이 윤종규나 이유현과 같은 젊은 선수들도 기회를 잡았지만 단발성 발탁에 그쳤다.

이번에는 홍철, 이용, 김문환에 이기제와 강상우가 추가됐다. 이들은 지난 2차 예선 당시 첫 발탁됐지만 많은 시간을 뛰지는 못하다가 이번에 다시 기회를 얻었다.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기제와 강상우는 아직 확고한 입지는 아니다. 냉정하게 접근할 때, 벤투 감독이 두 선수로 측면 구도를 재편하려 한다기 보다는 기존 자원들의 백업으로 뽑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어느덧 35세가 된,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이면 36세가 되는 베테랑 이용을 다시 불러들인다는 것 역시 측면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K리그 복귀를 앞둔 김진수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다면 대표팀의 측면 경쟁 구도는 다시 한 번 혼돈에 빠질 수 있다. 그만큼 측면에는 확실한 적임자가 없고, 벤투 감독의 고민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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