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올여름 극장가는 마블 영화 '블랙 위도우'부터 한국 대작들이 흥행을 이끌며 숨통을 불어넣었다. 9월에 관객들과 만날 영화들이 기세를 이어 받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선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지난 1일 개봉해 9월을 연 마블의 '샹치와 텐링즈의 전설'은 개봉 첫날과 이튿날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하며 순항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화는 이틀간 누적 관객수 22만570명을 기록했다. 3일 오후 5시 기준 예매율 50.4%, 예매관객수 11만7913명을 나타내고 있어 마블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어벤져스: 엔드 게임'(2019)으로 막을 내린 MCU 페이즈3의 뒤를 잇는 페이즈4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마블의 강력한 전설 '텐 링즈'의 힘으로 어둠의 세계를 지배해 온 아버지 웬우(양조위 분)와 암살자의 길을 거부하고 자신의 진정한 힘을 깨달은 초인적 히어로 샹치(시무 리우 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대결을 그렸다. 특히 마블 영화 최초로 동양인히어로가 출연하는 점과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에 출연한 중국계 캐나다인 배우 시무 리우가 주인공 샹치 역을, 대배우 양조위가 샹치의 아버지 웬우를, 양자경이 샹치의 이모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아콰피나가 샹치의 절친 케이티로 출연하는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들이 대거 출격, 호연을 펼치며 호평을 받고 있어 흥행에 관심이 모아진다.
'기적' '보이스' 등 한국영화 기대작들 역시 오는 17일 추석연휴를 앞둔 15일에 동시 개봉한다. 먼저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의 목표인 준경(박정민 분)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988년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민자역 양원역을 모티브로 했으며,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연출한 이장훈 감독의 신작이다.
박정민 임윤아 이성민 이수경 등이 호흡을 맞춘 가운데, 박정민이 극중 기차역이 유일한 인생 목표인 4차원 수학 천재 준경을, 이성민이 무뚝뚝한 원칙주의 기관사 아버지 태윤을 맡았다. 임윤아는 거침없는 행동파 준경의 뮤즈 라희를, 이수경이 친구 같은 준경의 지원군 누나 보경을 연기했다. 1988년의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배우들의 사투리 연기와 복고 감성이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배우들은 사투리 연기를 위해 현장에 있던 사투리 선생님의 지도를 받는 등 열의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배우들은 지난 1일 열린 언론시사회 겸 기자간담회에서 "시나리오를 받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 "시나리오가 마음을 울렸다"라고 전해 장르물이 아닌 감동적인 드라마 장르의 영화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높아진다.
'보이스'는 범죄 액션을 다룬 장르물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삼아,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 분)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무엇보다 보이스피싱이라는 현실과 맞닿은 소재와, 이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은 주인공의 등장은 공감대를 높이기에 충분하다. 변요한은 절실함을 표현하기 위해 와이어 액션 등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배급사 CJ ENM을 통해 "서준이 히어로같은 존재가 아니라 목숨을 다 걸어서라도 되찾아야 한다는 절실함, 절박함을 보여드리려고 했다"며 "그런 감정들을 세밀하게 쪼개서 액션에도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변요한과 맞붙을 김무열은 '곽프로'라는 극악무도한 인물로 분한다. 외형 콘셉트와 대사 톤까지 아이디어를 직접 냈다는 김무열은 보이스피싱의 본거지의 기획실 총책이자 웃음마저 소름끼치는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꾀할 예정이다. 김선, 김곡 감독은 "시나리오에서 튀어나왔다"라고 극찬을 전한 바 있어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추석 연휴가 지나서도 기대작들의 개봉은 이어질 예정이다. 우선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아온 '007' 시리즈가 한국에 전 세계 최초로 개봉하며 한국 관객들과 가장 먼저 만날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여러 차례 개봉을 미뤄왔던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오는 29일 오후 5시 개봉을 확정지었다. 이번 영화는 가장 강력한 운명의 적의 등장으로 죽음과 맞닿은 작전을 수행하게 된 제임스 본드의 마지막 미션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각종 액션 신은 물론 '007' 시리즈를 이끌어온 배우 다니엘 크레이그의 귀환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특히 30일 개봉하는 영국과 10월8일 개봉하는 북미보다 빠른 개봉을 결정 지은 것에 대해 배급사 측은 "'007 노 타임 투 다이' 제작 관계자는 대한민국 극장과 국민들의 모범적인 방역 사례에 대한 신뢰와 한국 관객들의 007 시리즈에 대한 뜨거운 사랑에 감사를 표하며 대한민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쏘우' '컨저링' 시리즈 등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모은 제임스 완 감독의 복귀작 '말리그넌트'도 이달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2018년 '아쿠아맨' 이후 제작자로 활약해온 그는 '말리그넌트'로 3년만에 감독으로 복귀, 이번 작품에 대해 "그동안 연출작들과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진 작품"이라며 "이전의 공포와는 전혀 다른 영화"라고 강조했다. 또한 심리 스릴러와 몬스터 영화, 슬래셔 무비로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겨울왕국'의 요소도 있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인다.
올여름 개봉한 '블랙 위도우'와 '모가디슈' '싱크홀' '인질' 등이 극장가 흥행을 이끌었던 가운데, 새로운 기대작들이 바통을 이어 받아 코로나 시국 속 극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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