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전국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투약 사고가 잇따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는 6일부터 만 18~49세(1972~2003년 출생)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확대 시행하는 만큼 투약 사고는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백신 정량보다 많게는 5~6배 과다 투약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량을 투약한 사례, 서울 대학병원에서 권고 기한이 지난 백신을 100명 넘게 맞는 등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140명 투약사고…청주는 과다투약 10명 입원치료
약 1777만명에 달하는 18~49세 예방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투약 사고도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투약 사고는 주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많거나 정량을 지키지 못한 사례가 많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은 지난 8월 26일~27일 해동 후 접종 권고 기한이 지난 화이자 백신을 140명이 맞았다. 병원은 이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3일 접종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해동 후 접종 권고 기한이 임박했거나, 약간 초과한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성에 우려는 없지만 충분한 면역이 생기지 않을 우려가 있어 질병관리청 전문가 심의위원회에서 재접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화이자 백신은 냉동 상태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백신 접종 전 냉장고 혹은 상온(2~8도)에 해동해 쓴다. 미개봉 바이알(병)은 상온에서 최대 2시까지만 보관해야 하고, 이를 식염수에 희석했다면 6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
지난 3일 울산에서도 유통기한이 지난 백신을 접종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울산 중구에 위치한 동천동강병원에서 91명이 유통기한이 지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의 화이자 백신은 지난 8월 25일까지였는데, 26일 7명, 27일 14명, 9월 1일 35명, 2일에는 35명이 투약했다.
시 방역당국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동일 로트번호 백신을 입고일 순서대로 사용해야 하지만, 병원 관계자 부주의로 나중에 입고된 백신을 먼저 사용하는 과실이 발생했다. 유통기한이 지난 백신 13바이알을 먼저 사용하고, 7바이알은 보관 중이었다.
지난 8월 청북 청주 한 민간위탁의료기관에서는 화이자 백신을 정량보다 5~6배 과다 투약한 접종자 10명이 충북대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큰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 7월에는 광주 한 의료기관에서 백신 정량에 미치지 못하는 투약 사례가 나왔다. 시 방역당국은 희석한 백신을 실수로 재희석해 정량보다 적어진 백신을 투약하는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했다.
◇전문가들 "오염원 노출 없으면 큰 문제 없어"…18~49세 "그래도 불안"
감염내과 의료진은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맞더라도 박테리아 등 오염원에 노출된 경우가 아니라면 이상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다만 백신 효능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18~49세 연령층이 주력으로 투약 중인 화이자 백신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이라는 바이러스 일부 유전물질을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로 발현한다. mRNA는 매우 불안정해 지질나노입자(LNP)를 이용해 mRNA를 둘러싼 다음 전달한다.
이때 유효기간이 지났다면 LNP로 둘러싼 mRNA가 파괴될 수 있다. 코로나19 항원을 만들어야 하는 핵심 부위인 mRNA가 파괴되면 백신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은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상하는 음식과 다르다"며 "일단 관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엄중식 가천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유효기간이 약간 지났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며 "효능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반시민 사이에서는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경기도 주민 김동현(41)씨는 "아직 백신을 맞지 않았는데, 계속 오접종 사고가 터져 걱정스럽다"며 "백신 기피 현상이 생기지 않으려면 철저한 관리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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