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태양광·사회주택 등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정책 지우기를 본격화하면서 자칫 교각살우(矯角殺牛·쇠뿔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태양광과 사회주택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사회주택에 대해서는 이미 전면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를 통해 재정 상태가 부실하거나, 부정행위가 확인된 사회주택 관련 업체를 퇴출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사업의 공과에 따라 잘못된 부분만 개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면적인 사업 중단 또는 재검토를 지시하면서 오히려 오 시장에게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태양광과 사회주택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공교롭게 검·경의 오 시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 동시 수사가 본격화됐다.
검경에 접수된 고발 내용은 파이시티 사업 발언 건과 내곡동 땅 셀프특혜 의혹 관련 발언으로, 사건은 다르지만 둘 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라는 점에서는 같다.
이번 검·경의 수사를 놓고 '정치적인 수사'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경찰에서는 파이시티 사업 관련 발언을 이유로 지난달 31일 서울시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이창근 대변인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과잉 수사"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지난 3일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도 '사회주택' 관련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오 시장이 퇴장하는 등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이경선 의원은 서울시 간부들로부터 "사회주택 법적 대처를 검토하라는 오 시장의 지시를 직접 듣지 않았다"는 답변을 듣고난 뒤 "시정논단"이라며 최순실 사태를 빗대 오 시장을 '오순실'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답변 기회를 얻지 못한 오 시장은 퇴장했고, 1시간40분쯤 지난 뒤에야 시정질문이 재개됐다.
오 시장은 "일부 언론이 사회주택에 대한 문제 제기를 놓고 전임 시장 업적 지우기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미 보증금을 날리고 회수를 못하는 피해자가 발생했다"며 "그 숫자가 늘어날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사업을 계속하기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 서울시 관계자 "전임 시장의 사업을 무조건 지우려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드러난 부분에 대해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따릉이, 제로페이 등 오히려 추진 동력을 얻고 더 활성화하는 정책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 재임 당시 행정1부시장을 지낸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모든 정책은 공과가 있을 수 있으니 다시 검토 후 공은 공대로 진작시키고, 과는 과대로 보완하는 작업은 늘상 있는 것"이라며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후 진영 논리 시각으로 '공'을 '과'인 것처럼 폄훼하는 등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예를 들어 태양광 관련, 의지가 앞서다보니 뒷받침 안 된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재생 에너지 불용론'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지 않냐"고 강조했다.
지난 10년간 시민단체에 위탁 운영해온 사업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회의적인 모습이다. 최근 서울숲을 위탁운영하는 비영리재단에서 직장내 성희롱과 괴롭힘 사건이 발생하자, 서울시는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직접 운영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 자치구 공무원은 "시민들이 행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이 대의적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현실과 괴리로 느껴질 때가 많다"며 "모든 시민에게 동등한 기회가 부여되는 것도 아니고, 특정 업체만 혜택을 받아온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 의원은 "단순히 행정적인 접근으로만 보면 비효율적이라고 바라볼 수 있다"면서도 "풀뿌리 민주주의, 공동체 사회로 가기 위한 시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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