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노동조합은 '우리나라가 모피아의 나라인가, 한은은 기재부 관료의 노후연금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지난 3일 발표했다.
한은 노조는 "한은 감사 보직을 기재부 은퇴 공무원이 당연직처럼 독점해 오더니 무엇보다 정부로부터 독립성이 보장돼야 할 금통위원마저 기재부 출신이 노리고 있다는 하마평이 들린다"며 "키우는 개를 길들이듯 인건비 예산 승인권으로 중앙은행의 목줄을 죄더니 감사도 모자라 금통위원까지 먹어치우고 통화정책마저 장악하고자 달려드는가"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은 금통위원은 모두 7명으로 구성되며 차관급 예우를 받는다. 은행법에 따르면 총재, 부총재를 제외한 금융통화위원은 한국은행 총재,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의 추천을 1명씩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016년 4월 금융위원장의 추천으로 금통위원으로 임명된 이후 지난해 4월 이주열 총재의 추천에 따라 임기 3년으로 유임된 바 있다. 이어 고 위원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지난달 한국 금통위원직을 내려 놓고 한은을 떠났다.
고 위원장의 후임 자리를 놓고 금융권에선 김용범 전 기재부1차관이 유력한 후부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금융위를 거쳐 2019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기재부 차관을 지냈다.
이에 노조는 "관료 출신을 제외한 전문성 있는 인사를 감사로 임명하랬더니 보란 듯이 은퇴 기재부 공무원들로 채운 것도 모자라 기재부장관 추천 금통위원이 버젓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은 총재 추천 몫까지 또 기재부로 채우려한다"며 "총재는 중앙은행 독립성 쟁취를 위해 피땀 흘려 투쟁한 선배들을 욕보이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대문 출장소라는 어두웠던 과거로 스스로 회귀하려는 시도는 한국은행 노동조합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차기 금통위 인사뿐만 아니라 한은 감사 보좌직과 관련해 "당장 9월 임기가 만료되는 차기 감사를 기재부 인사로 채우려는 시도부터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 금통위원 인사는 언제 발표될지 아직 미정이다. 김 전 차관 이외에도 학계에선 김진일·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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