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으로 대선정국이 미궁에 빠진 가운데 핵심 당사자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장의 진위와 내막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김 의원은 사건의 '키맨'이지만, 모호한 해명과 입장 번복을 거듭하면서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따라서 이번 기자회견으로 의혹의 실체가 드러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체적 진실에 따라서는 대선지형의 지각변동이 예고되어 있어, 정치권 이목이 그의 '입'에 집중되고 있다.
◇닷새간 수차례 말 바꾼 김웅…'절친' 손준성과도 엇갈려 신뢰 하락
최대 쟁점은 고발장의 '작성 주체'다. 김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 직전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부터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받아 당에 전달한 '통로'로 지목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의 악의적인 선거개입을, 국민의힘은 여권의 정치공작이라며 대립하고 있어 실제 고발장을 작성한 인물과 배후가 수수께끼의 '핵'(核)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문제는 김 의원이 '오락가락' 해명을 내놓으면서 의문점들이 오히려 눈덩이처럼 커졌다는 점이다. 그는 첫 의혹 보도가 나온 2일 "당시 의원실에 수많은 제보가 있었고, 제보받은 자료는 당연히 당 법률지원단에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6일 "문제가 된 고발장을 실제로 받았는지, 누구에게 받았는지, 전달받았다면 이를 당에 전달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입장을 바꿨고, 7일에는 "손 검사로부터 연락이 왔고 (고발장을 당에) 전달한 것 같다"고 선회했다.
고발장 작성을 놓고도 말을 뒤집었다. 김 의원은 6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최강욱 고발장'에 대해 "그건 제가 만들었다. 검찰 쪽에서 제가 받은 건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7일 한겨레 인터뷰에서는 "나는 고발장을 쓴 적이 전혀 없다"고 했다. 닷새 사이 김 의원의 입장이 수차례 바뀌며 롤러코스터를 탄 셈이다.
김 의원과 손 검사의 입장이 엇갈리는 점도 논란거리다. 그는 손 검사로부터 고발장을 건네받았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지만, 손 검사는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 자료를 김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손 검사와 막역한 사이면서 정작 고발장을 건넸는지는 기억하지 못하는 점도 어색한 대목이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29기 동기로 검찰 생활을 함께한 사이로 알려졌다.
대검 고위직인 손 검사가 넘긴 고발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살피지 않았다는 해명을 의심하는 눈길도 있다. 김경진 전 의원은 "대검찰청의 수사정보정책관 정도면 굉장히 고위직 간부다. 거기와 어떤 자료를 주고받았다고 한다면, 그걸 기억을 못 할 리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웅 '제보자' 정체 밝힐까…'제3국면' 전환 가능성 변수로
고발장을 폭로한 '제보자'의 정체와 배후도 쟁점이다. 김 의원의 주장대로 제보자가 엉뚱한 자료를 손 검사가 만든 고발장으로 '바꿔치기'했고, 이를 언론사에 제보했다면 대선정국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어서다.
김 의원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제보자가 누군지 짐작이 간다. 제가 업무적으로 알게 된 사람"이라며 "작년 총선을 앞두고 각종 제보가 쏟아져 들어왔는데, 그런 제보가 들어오면 일단 당의 한 실무자에게 '자료입니다' 하고 다 건넸다. 나의 제보를 받는 사람은 딱 한 분"이라고 했다.
그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제보자라는 사람이 내가 보낸 다른 자료를 (손 검사가 보낸 것처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제보자는) 조작을 한 경험이 정말 많다. 그래서 인연을 끊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 사람이 누군지 밝혀지는 순간, 이 자료를 신뢰할 수 있는지가 다 무너진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당내 대권주자들 간 권력투쟁의 측면에서 제보자의 배후를 의심하는 시각도 드러냈다. 제보자의 배후에 여권 세력이 있을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제보자는 당시 당 사무처 사람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모두 잡으려 하는 것"이라며 "그 사람이 밝혀지는 순간 어떤 세력인지 알게 된다"고 했다. 또 한겨레 인터뷰에선 "해당 당직자는 현재 특정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채널A 인터뷰에서 "(제보자가) 지금은 황당한 캠프에 가 있다"며 "국민의힘 쪽 캠프가 아닌 다른 데 들어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권 대권후보 캠프가 고발사주 의혹에 개입했을 여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김 의원이 제보자의 신원을 공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뉴스버스는 이날 제보자가 공익신고자 신분으로 전환됐다고 보도했다. 현행 공익신고자보호법은 공익신고자의 인적사항을 공개하거나 신분을 추정할 수 있는 보도를 금지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