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국민의힘이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을 '박지원 게이트'로 규정하며 국면 전환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이번 의혹의 주체를 '검찰과 야당'에서 '국가정보원과 여당'으로 전환해 유력 대권주자를 겨냥한 '대선 개입'으로 규정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국민의힘은 박지원 국정원장을 이번 의혹의 고리로 지목, 국회로 끌어내는데 집중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사태는 박 원장과 제보자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선거대책위 부위원장의 사전 조율 의혹이 더해지면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복잡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조씨가 해당 사건 언론제보(7월21일)와 보도시점(9월2일) 사이인 8월11일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박 원장과 만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조씨의 '돌발 발언'이 의혹에 불을 붙였다.
조씨는 지난 12일 SBS 뉴스에 출연해 "(제보와 보도 등) 날짜와 기간 때문에 저에게 어떤 프레임 씌우기 공격을 하시는데 사실 9월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박 원장)이나 제가 원했던 거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조씨가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실토'한 것으로 보고 역공을 펼쳤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박 원장 사퇴 또는 경질을 요구하겠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이 대표는 전날(1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원장은 조성은씨와 공모 의혹에 대한 입장을 하루빨리 정리하라"라며 "정보기관의 정치 개입은 국민이 가장 경계하는 지점이다. 해명이 불충분하면 국정원장 사퇴나 경질을 요구하겠다"고 압박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조씨는 보도 시점에 대해 '우리 원장님이나 내가 원한 날짜가 아니다'는 해괴망측한 발언을 했는데, 박 원장이 이 사건에 깊숙이 개입됐음을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전날 안동·예천 당협위원회 사무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고발 사주'의혹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저한테는 오히려 고맙다"며 "저는 맞으면 맞을수록 더욱 강해지는 강철처럼 이런 공작과 모략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차(공수처)에 박 원장과 제보자 조씨 등을 고발했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은 윤 전 총장과 손준성 검사, 김웅 의원을 대검찰청에 고소하며 대선을 앞둔 '고소·고발전'에도 불을 붙었다.
조씨가 박 원장을 만난 날을 전후로 언론에 제보할 휴대폰 화면 캡처를 만들었다는 점도 야권의 공격 대상이 됐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8월10일과 12일 (조씨가 제보한) 휴대폰 캡처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됐는데 이게 야권 대권 주자 공격에 사용됐다"며 "8월11일 국정원장이 제보자를 만난 시점 전후로 이런 캡처가 이뤄진 정황은 박 원장이 모종의 코치를 한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박 원장을 겨냥했다.
제보자 조씨도 자신에게 고발장 등 사진을 보낸 텔레그램상 '손준성 보냄'이 손준성 검사임을 입증하는 자료를 공개하며 재반격에 나섰다.
조씨는 전날 라디오에 출연해 "처음 보여드리는 것"이라며 수사기관에 제출한 입증 자료를 공개했다. 이는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버스 전혁수 기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캡처 화면이다.
조씨의 설명과 자료를 종합하면, 조씨는 손 검사의 전화번호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텔레그램상 '손준성 보냄'을 눌렀을 때 뜬 계정의 링크를 전 기자에게 보냈다.
전 기자는 손 검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구해 텔레그램 계정을 확인했고, 조 씨가 보낸 계정과 전 기자가 확인한 연락처 계정의 소개 화면이 동일했다는 것이다.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은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웅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라며 "향후 이와 관련한 근거 없는 의혹 제기와 이로 인한 명예훼손 등 위법행위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여권에서는 '박지원 게이트'라는 공격에 "국기문란 공작 사건의 본질을 가리기 위한 물타기 공세"라고 맞섰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최고위원회에서 "공익신고자와 박지원 원장의 식사자리를 꼬투리 삼아 국정원 개입을 운운하는 엉터리 삼류 정치 소설을 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범죄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목격한 사실을 경찰에 제보한 날짜를 가지고 숙고하고, 상의했다고 도둑질을, 범죄를 사주한 게 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회 정보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공동 성명서를 내고 국회 정보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 원장은 이날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야권에서) 특수한 관계 같다고 하는데 그런 것은 없다"라며 "단역도 아닌 사람을 주연배우로 만들려고 하나"라고 처음으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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