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29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출근하고 있다. 2021.9.29/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과천=뉴스1) 장은지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근의 고발사주 의혹 수사를 전담하게 되면서 사건이 새 국면을 맞았다.
검찰이 "현직 검사의 관여 사실을 확인했다"며 사건을 공수처에 넘겼는데, 주요 단서를 확보해 넘겼는지 여부에 따라 공수처 수사가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검이 이첩한 고발사주 의혹 관련 고소 사건을 추가 입건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관계자는 "검찰에서 온 이첩 자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보낸 첨부자료 양이 방대해 이를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이 윤 전 총장과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등에 대해 공무상비밀누설·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

이에따라 검찰은 고발사주 의혹 수사에서 손을 떼고 공수처가 수사를 전담하게 됐다. 중복수사 우려가 나온 가운데, 검찰보다 먼저 고발사주 의혹 수사에 착수한 공수처로 교통정리가 된 셈이다.

앞서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달 8일 고발사주 의혹 관련 윤 전 총장과 손 검사 등을 직권남용과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공수처는 하루만인 9일 윤 전 총장과 손 검사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다음날인 10일 손 검사와 김웅 국민의힘 의원 주거지 및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3주간 제보자인 조성은씨의 휴대전화 2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손 검사와 김 의원의 휴대전화와 PC 등 압수품 분석에 주력해온 공수처는 검찰의 이첩자료 검토가 끝나는대로 피의자인 손 검사와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확정되기 때문에 이달 말까지는 공수처가 수사결과를 내야 대선 개입 논란을 피할 수 있다. 그러려면 피의자 및 주요 사건관계인 조사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공수처는 오는 4일 제보자인 조씨를 불러 휴대전화 등 제출자료에 대한 추가 포렌식 작업을 진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사건을 공수처에 넘기면서 "현직 검사의 관여 사실과 정황이 확인돼 공수처에 이첩했다"고 했는데, 이 부분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이 '이첩'했다고 한 대상은 손 검사인데, 공수처법상 이첩 요건인 '혐의 발견'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검찰이 확인한 사실은 제보자 조성은 씨가 김웅 의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주장하는 텔레그램 메시지 등이 조작되지 않았다는 점과 지난해 4월 3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관계자가 '채널A' 사건 관련 제보자인 지모 씨의 실명 판결문을 조회했다는 정도다. 검찰 내부에서는 해당 보도자료 초안에 수사팀이 확인했다는 위 두 가지 사항을 넣었다가 최종 자료에서 뺐다는 얘기도 나왔다.

검찰은 텔레그램 메시지에 등장하는 '손준성 보냄'이 조작되지 않았고 손 검사가 최초 고발장 전달자라고 본 것일 뿐, 아직 손 검사의 범죄 혐의를 확인하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때문에 검찰은 이첩 근거로 '혐의 발견'을 규정한 공수처법이 아닌, 수사기관 간 필요에 따라 사건을 넘길 수 있도록 한 통상적인 수사 준칙을 적용했는데 검찰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사건을 넘긴 검찰도 고발장 작성자와 전달 경로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공수처의 수사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검찰이 사건을 보내며 넘긴 기록에 공수처가 지금까지 파악하지 못한 정황이나 단서들이 있다면 수사가 급물살을 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속도전은 어려워 보인다.

대검 감찰부의 조사자료를 확보하고 수사팀을 보강하며 이달 국정감사 전까지 수사를 마치려던 검찰도 고발장 작성자와 전달경로를 밝혀내지 못한 채 사건을 넘겼기 때문이다.

공수처가 손 검사와 함께 근무했던 수사정보정책관실 관계자들로부터 고발장 관련해 특정한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손 검사의 직권남용 혐의 입증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구나 공수처가 손 검사와 지휘체계상 상관인 윤 전 총장의 연결고리에 대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소환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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