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정의선 회장의 1년은 인류의 행복에 대한 물음에 모두가 함께 답을 찾는 혁신의 여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의선 회장의 신념은 “그룹 임직원 모두가 변함없이 지켜야 할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가는 것”이라는 올해 새해 메시지에 축약돼 있다.

최근 그는 ‘미래 세대’를 자주 언급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 전지구적 기후변화 해법을 찾는 것은 우리 세대의 책임과 의무라는 생각의 소산이다. 시간이 없다는 절박함도 표출한다.


정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방문 당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난관이 있더라도 우리 세대가 역할을 하고 극복하고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는 지난 7월 정몽구 명예회장의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정의선 회장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자동차 제조기업에서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으며 그룹의 미래 방향성은 고객, 인류, 미래 그리고 사회적 공헌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닛케이산업신문은 지난 3월 “정의선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기존 자동차 메이커의 틀에 머무르지 않고 폭넓은 이동 수단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스너’ 자처하며 변화에 대응
현대차그룹타운홀미팅에서 임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머니S DB
정의선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어려운 글로벌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현대차그룹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을 받는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과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불확실성 확대 속에 그룹의 역량을 결집했다.
특히 그는 평상시 강조해온 ‘고객’과 ‘품질’이라는 키워드로 대응했다. 위기일수록 고객이란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했고 품질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고 역설했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판매는 전년 대비 10%를 상회하고 있고, 고부가가치 제품인 SUV와 고급차 판매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를 확대하며 친환경 미래차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이처럼 성과가 드러난 것은 내부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됐기 때문. 정의선 회장은 과감하게 시작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빠르게 시도하는 조직문화를 꿈꾼다. 기업 역할의 창의적 변화는 내부 구성원으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하며 사내 기업가 마인드와 개척자 정신을 강조한다.

정 회장은 변화를 요구하는 리더가 아니라 구성원과 미래를 향한 변화를 함께 모색하고 있다. 일례로 그는 수석부회장 재임시절 주요 임원들과의 사내 포럼에서 “저부터 바뀔 수 있도록 하겠다.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는지 알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 구성원이 회사의 고객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3월 정의선 회장이 참석한 타운홀 미팅도 그룹의 현재와 미래를 회사의 고객인 임직원과 직접 공유하겠다는 뜻에 따라 열렸다.
3가지 축으로 드러나는 의지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의 로보틱스 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사진=머니S DB
정 회장의 의지는 로보틱스와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자율주행, 수소 비전 등으로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로보틱스, 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구상은 기업의 존재 이유를 새롭게 정의하며 현대차그룹의 민첩한 도약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적 로봇 기업 보스톤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고 사내 로보틱스랩을 통해 자체 로봇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등 로보틱스 분야에 빠르게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로보틱스는 기술 자체가 목적이 아닌, 오로지 인간을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의 연장선상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출시한 4족 보행로봇 스팟(Spot), 연구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개발하는 등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 인지, 제어 등 종합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내년 중 최대 23kg의 박스를 시간당 800개 싣고 내리는 작업이 가능한 물류로봇 스트레치(Strech)를 상용화하고 제조, 물류, 건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로보틱스랩은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와 함께 생산현장에서 고개를 들고 장시간 근무하는 작업자를 보조하는 착용로봇 ‘벡스’, AI서비스로봇 ‘달이’(DAL-e), 로보틱 모빌리티 ‘아이오닉 스쿠터’ 등을 공개했다.

이동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UAM 대중화 기반도 다지고 있다. UAM은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인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이란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중요한 축이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가스 CES 2020에서 미래 모빌리티비전을 발표하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머니S DB
정의선 회장은 사내 UAM사업부 관계자들에게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서비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UAM 이착륙장 관련 협업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와의 업무협약을 비롯해 LA 등 미국 주요 도시, 싱가포르 등과 신규시장을 열기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UAM 법인 설립, 항공우주 기술 개발 전문가 영입 등 조직도 확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술로 고객의 새로운 이동경험을 실현시키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9월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에서 공개했다. 모셔널은 글로벌 차 공유업체 리프트와 협력해 2023년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활용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의 핵심 분야로 전기차, 수소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도 추진한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는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바탕으로 아이오닉 5, EV6, GV60를 차례로 출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 상품성, 안전성은 물론 V2L(Vehicle to Load) 등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차종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모델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총 8개 차종으로 구성된 수소 및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한다. 기아는 2035년까지 주요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90%로 확대한다.

이처럼 새로운 이동수단을 서비스하고 회사의 역량을 모으기 위해 현대차, 기아는 올해 4월 TaaS본부를 신설했다. TaaS본부는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 전략 수립, 기획·운영 등을 전담한다.
누구나 이용하는 수소사회 꿈꾼다
하이드로젠웨이브에서 트레일러 드론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인류와 미래 세대 관점에서 수소를 바라본다. 수소사회 비전과 탄소중립 실현은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 의지의 일환이다.
지난 9월 현대차그룹이 개최한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는 정의선 회장이 그리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을 현실 속으로 비췄다는 평을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수소비전 2040’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기술, 수소모빌리티 등 청사진을 공개했다.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키로 하고, 무인 장거리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과 100kW급, 200kW급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시제품도 선보였다.

연료전지시스템은 자동차 외에 트램, 기차, 선박, UAM 등 모빌리티 전 영역은 물론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생활과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도를 대폭 확대하는 등 고도화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고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들은 기업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가입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