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공존을 뜻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를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방역체계가 확진자 차단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는 걸 막고,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등 규제 일변도였다면, 위드 코로나는 조인 건 풀고 막힌 건 뚫어줌으로써 코로나19 이전(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다)의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은 있기 마련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고,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위드 코로나로 가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준비돼 있는 걸까. 뉴스1이 미리 점검해 봤다.

지난 9월5일 서울 중구 서울역 앞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2021.9.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 방역업무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과 공무원들의 피로도가 최악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업무부담이 가중되면서 일선 의료진과 공무원에게 번아웃(Burnout·탈진 상태)이 발생, 휴직자와 사직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업무 중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경우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환자를 돌보다 코로나19에 걸린 의료인은 291명으로,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의료진 감염은 약 1000명에 육박하는 상태다.

이에 '일상적 단계 회복'(일명 위드 코로나·with covid19)이 구체화되는 지금이야말로 이들을 위한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드 코로나로 인해 긴장감이 느슨해지면 확진자가 폭증할 가능성이 있고, 그로 인해 방역체계가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병환 경북 성주군수가 지난해 3월8일 코로나19로 과로사한 성주군 공무원 피재호(47)씨의 영결식에서 지방시설사무관으로 추서하는 모습. 2020.3.8/뉴스1 © News1 정우용 기자

10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코로나19 관련 지원 업무를 하던 전주시 공무원 A씨가 사망 전날까지 업무를 수행하다 과로로 쓰러져 끝내 숨졌다.
같은해 3월에는 성주군청 공무원 B씨가 코로나19 비상근무 도중 뇌출혈로 쓰러진 지 4일 만에 사망했다.

올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6월 백신 관리를 담당하던 전남 담양군 보건소 직원 C씨가 숨진 것이다.

게다가 5월에는 부산의 한 보건직 공무원 D씨가, 그리고 넉달 만인 지난 달에는 인천의 보건소 소속 공무원 E씨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업무 과중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측은 이러한 사망이 노동자의 건강권을 도외시한 '사회적 타살'이라는 입장이다.

공무원 뿐 아니다. 코로나19 유행 속에서도 환자를 진료하던 의사 A씨와 B씨가 각각 지난해 4월과 올 1월 진료 중 코로나19에 확진,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서 ‘코로나 대응 인력 확충 및 처우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9.24./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김창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변인은 뉴스1에 "위드 코로나 이후 코로나 관련 업무가 줄어들지 어떨지는 지켜 봐야할 것 같다"면서도 "다만 보건소 공무원 중에 월 100시간 이상 초과근무 하고 있는 분들이 여전히 많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이를 빠르게 해소시키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Δ간호·보건·의료직렬 인력확충 Δ코로나19 대응 전담부서 설치 등을 꾸준히 요구 중이다. 노조 측은 정부 차원의 전국 현장실태조사도 요청했지만, 최근 사고가 있었던 인천에서만 현장실태조사를 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도 의료자원 충원을 제일 먼저 꼽았다. 그는 "위드 코로나로 가게 되면 지금보다 방역이 완화된다는 점이 가장 우려되고, 그러면 코로나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의료진의 부족으로 중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은 물론이거니와, 의료진들의 피로도가 높아져 의료진이 감염되거나 혹은 감염시 사망까지 가는 경우들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들에 대한 심리적 대책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일반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실제 환자들 옆에서 진료하고 간호하는 사람들의 불안감 뿐 아니라 우울감, 스트레스는 말로 다 할 수가 없다"면서 "이런 감정이 오래 내면에 남게 되면 감염병에 대한 트라우마로도 충분히 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 © 뉴스1

실제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는 지난해부터 응급구조대원, 의사, 간호사, 행정공무원 등 재난대응 관련 업무 종사자를 대상으로 '재난대응인력 소진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재난대응 활동 후에는 누구나 스트레스 반응 및 소진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로그램은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 혹은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개인 및 기관 맞춤 컨설팅을 통해 소진예방교육, 개인 및 집단 상담,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다양한 소진관리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아울러 박수현 대변인은 "커피 주문이나 택배 심부름 같이 불필요한 의료진의 업무로딩(부담)을 사회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줄여주는 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국가 재난상황에서 긴급구조활동과 의료활동, 응급대책·복구 등에 이바지한 사람도 국가유공자 대상이 되도록 하는 방안인 '국가유공자법 일부개정안' 등 합당한 예우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사망한 두 의사의 경우도 의사로서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다가 사망한 것이라며 의사자로 지정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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