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의 주민규가 '토종' 공격수로는 5년 만에 득점왕 타이틀에 도전한다. 2016년 광주FC 소속으로 토종 득점왕에 등극했던 정조국 제주 코치는 팀 제자이자 토종 공격수 계보를 이으려는 후배에게 따뜻한 조언과 응원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K리그1은 정조국 코치 이후 국내 득점왕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득점왕은 2017년 조나탄(당시 수원 삼성·22골), 2018년 말컹(당시 경남·26골), 2019년 타가트(당시 수원·20골), 2020년 주니오(당시 울산·26골) 등 외국 공격수들의 몫이었다.
이번 시즌 흐름은 좀 다르다. 2일 현재 주민규는 30경기 19골을 기록, 33경기 16골의 라스(수원FC), 30경기 14골의 구스타보와 일류첸코(이상 전북)보다 앞서 있다.
주민규가 지금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모처럼 국내 선수 득점왕이 나올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그런 주민규를 가까이서 지도하는 게 2016 득점왕 정 코치다.
정 코치는 1일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주민규의 활약 비결을 묻는 질문에 "내가 지도를 잘해서 (주)민규가 득점왕을 노리고 있는 건 아니다. 2016년 득점왕을 했을 당시의 내가 그랬듯, 민규도 남기일 제주 감독님(당시 광주 감독)의 세심한 지도와 관리 덕분에 발전하고 있다. 나 역시 남 감독님께 배우는 입장"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선수 시절에 남 감독님이 편하게 대해준 덕에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때의 기억을 살려서 나도 민규가 편하게 축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도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정 코치의 겸손처럼 정 코치의 역할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주민규는 "정 코치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 득점왕답게 골 넣는 스킬을 많이 알고 있고 공격수의 외로움에 대해서도 잘 이해해준다"며 고마움을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코치는 "경기가 잘 안 풀리거나 전방에서 고립될 때 조바심을 내지 말라고 조언하는데, 그게 종종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정 코치는 자신 이후 좀처럼 나오지 않는 국내 공격수 득점왕 타이틀을 제자이자 후배인 주민규가 꼭 해내기를 바랐다.
정 코치는 "나 이후로 (국내 선수 득점왕이 안 나온 게) 5년이나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실 놀랐다"고 입을 연 뒤 "민규가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어서 기쁘다. K리그에 재미있는 스토리도 생길 수 있고 다른 국내 공격수들에게도 자극이 될 거다. 그러면 한국 축구 대표팀에 다양한 공격 옵션이 생기는 효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물론 아직 축포를 터뜨리기엔 이르다.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파이널 라운드의 4경기가 남아있고 추격자들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정 코치는 "지금 민규의 페이스는 좋다. 팀 동료들도 모두 한마음으로 도와주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남 감독님이 민규를 믿고 신뢰하기에 편하게 도전할 수 있다"며 주민규의 득점왕 등극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어 "지금부터는 끝까지 마음을 편하게 먹고 즐기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한 시기다. 그래야 압박감을 이겨내고 최종 목표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민규가 이번에 득점왕을 차지한다면 축구 인생이 그 전과는 확 달라질 것이다. 득점왕 타이틀은 축구를 보는 눈을 더 트이게 한다"고 덧붙였다. 직접 경험한 정 코치기에 해줄 수 있는 생생한 조언이다.
한편 정 코치는 지난해 12월 선수 은퇴를 발표한 뒤 이번 시즌부터 남 감독 밑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지도자로서의 첫 시즌을 정신없이 보내는 중인 정 코치는 "지도자라는 게 알면 알수록 어렵더라. K리그에서 오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남 감독님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라면서 웃은 뒤 "지도자로서 성장하는 데 필요한 값진 경험을 쌓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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