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10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의회에서 열린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가 주장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의 현실성과 조직·갈등 관리 능력 등을 주로 검증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건설사에서 20년간 근무한 뒤 1998년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했다.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으로 활동하면서 후분양제, 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공개를 주장해왔다.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큰 공공기관을 이끈 경험이 없고, 갈등 관리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를 언급하며 "사장으로 업무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국회, 시민단체, 민간과 소통을 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을 갖췄는지 청문회에서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30평 강남 아파트 3억원에 공급"
김 후보자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하려는 주택 정책은 토지임대부 주택이다.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민간에 분양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낮춰 '반값 아파트'로 불린다.
김 후보자는 앞서 뉴스1과 통화에서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강남에 30평 아파트를 3억~4억원에 분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기업은 그린벨트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고, 토지를 싼값에 빼앗을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곳에는 아파트를 3억~4억이면 지을 수 있다"고 했다.
서울시도 전날 'SH 5대 혁신 방안'을 발표하면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등 무주택 서민이 부담 가능한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를 소유할 수 없어 재건축 추진이 어렵고, 초기 입주자가 집을 매매할 때는 집값이 올라 또 다른 '로또 아파트'를 양산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2010년 도입했지만 2016년 주택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사라졌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 후보자는 "(재건축하지 않아도) 100년 이상, 자식들까지 살 수 있는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고 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의 가격 상승에 대해서는 "어떤 아파트든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가격이 올랐다"며 "건물분양 아파트도 이 기간에는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가 SH 사장이 되면 가장 먼저 하겠다고 밝힌 분양원가 공개도 청문회에서 언급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앞서 뉴스1과 통화에서 "(SH 사장에 임명되면) 분양원가 공개는 일주일이나 한 달 안에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SH는 분양원가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내부 반발이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실련과 SH는 분양원가 공개를 놓고 소송을 벌여 왔는데, 김 후보자가 경실련에서 소송을 이끌었다.
김 후보자는 "시의원들도 생각이 다 다를 것"이라며 "그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할지는 청문회에서 질문을 받아보면 알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시의회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뒤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다만 시의회가 부적격 의견을 내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서울시, SH혁신안 발표해 김 후보자 힘 실어줘…민주당은 반발
김 후보자를 시의회 민주당에서 반대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주장하는 부동산 정책이 민주당 정책과 유사하기 때문에 이를 비판할 경우 자가당착이 될 수 있다"며 "SH에 문제를 제기하던 사람도 사장으로 갈 수 있고, 몇십년 동안 부동산 정책에 관심을 가져왔는데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 시의원들도 김 후보자의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해서는 "취지에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대 명분이 부족해도 인사청문회는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아무리 잘 해도 문제없는 걸로 판단해주겠느냐"며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전날 SH 행정사무감사는 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서울시의 SH 혁신안 발표에 반발해 정회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SH 혁신안에는 김 후보자가 주장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도계위 소속 민주당 시의원들은 서울시가 사전 협의도 없이 행감 도중에 혁신안을 발표했다며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고 반발했다.
한 시의원은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하고 (김 후보자를) 꽃가마 태우기 위해 집행부가 솔선수범했다"고 비판했다.
시의회는 서울시 행정1,2부시장과 기조실장을 오는 12일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하고 SH 혁신안 발표 경위에 관해 질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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