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과정상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한 새 지표들을 18일에 발표한다. 당초 이달 9일 공개할 예정이었는데 "충분히 고민하자"는 관계부처 의견에 따라 16일로 발표를 미뤘고 이틀 더 늦추게 됐다.
방역당국은 이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하며 확진자 위주가 아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 중심으로 상황을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확진자가 급증하거나 위중증 환자·사망자 수가 의료대응 체계에 부담을 줄 수준으로 늘면 일상회복을 일시 중단하는 비상계획, 이른바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하겠다고 소개했었다.
당초 당국이 위험도 지표를 발표하면서 이 계획의 구체적 발동 조건과 방침도 함께 소개할 것으로 관측됐었다. 하지만 방대본은 비상계획 발동 조건은 추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이 따로 검토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위중증 환자 수를 비롯한 주요 방역지표들이 연일 나빠지고 있다. 이에 당국은 현재 수도권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전국에 '비상계획'을 발동할 수준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 주부터 위험도 평가 본격화…비상 계획안과 별도
고재영 방대본 위기소통팀장은 15일 방대본 백브리핑에서 "질병청은 코로나19 위험도 평가 기준(지표)에 대해 지난 주말 전문가 자문 회의를 가졌다. 17일 중대본 보고와 지자체 안내를 거쳐 18일 발표할 것"이라며 "실제 위험도 평가는 다음 주에 시행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위험도 지표의 핵심으로 '중환자실 가동률, 병상의 여력'을 꼽는다. 위중증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일이 없도록 의료역량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다만 방대본은 위험도 지표 설정과 '비상계획' 발동의 기준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방대본은 "비상계획의 기준은 정량적으로 사전에 정하기보다 질병청의 정기 위험도 평가 결과를 고려해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 위원회 자문을 거쳐 중대본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기준에 대한 별도의 발표 일정은 정해진 바 없다"고 15일 밝혔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가 최근 급증하고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높아지면서 비상계획을 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14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76.4%로 수도권은 정부가 비상계획 발동 기준으로 든 '75%'를 넘어섰다. 전국 가동률은 62.1%다.
15일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471명을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간 위중증 환자는 '425→460→473→475→485→483→471명' 순이다. 지난 이틀간 480명대를 기록한 뒤 이날은 전날보다 12명 줄었지만, 감소세로 보긴 어렵다.
중대본은 유행 상황에 따라 종합적으로 비상계획 조건과 여부를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오후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을 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종합적으로 봐야한다"며 당장 비상계획 발동에는 난색을 보였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도 "비상계획은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의 네 가지 방향성 속에서 상황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조치를 강구할 예정"이라며 "사전에 어떠한 비상계획을 발동한다고 규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방역당국 "확산세 가파르지 않아"…전문가 "준비하자"
정부는 일부 취약군에서 위중증 환자가 늘고 있지만, 하루 확진자 규모가 2000명대 중후반을 유지하는 데다 5000~7000명의 신규 확진자 발생을 예상하던 데 비하면 "위험한 정도는 아니다, 방역 강화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과거의 거리 두기처럼 기계적으로 바꿀 수 없다"며 "병상 여력이 있고, 병상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돌파감염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어, 돌파감염을 막고 추가접종의 속도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통령 방대본 총괄조정팀장도 이날 오후 "확진자 증가는 예상했고, 7000명까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병상 확대와 운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적 상황은 아주 위험한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전날 오후 5시 기준 76.4%에 달했고, 수도권 확진자가 전국 확진자의 70∼80%를 차지하는 상황을 두고 "수도권은 이런 현상이 유지되면 위험 상태가 높아질 수 있다"며 "지금부터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인명 피해와 현장 부담을 모른 체하고 무작정 방역을 완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에서 위중증 환자가 늘어나니 정부가 병상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일상회복의 연착륙을 위한 장기적인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상을 무한대로 늘릴 수 없다. 확보하더라도 인력은 단기간 내 확보할 수 없다. 다른 중환자 병상과 정규수술은 줄여야 한다"며 "간접폐쇄 비용은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늦지 않은 시점, 서킷 브레이커(비상계획)를 발동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위중증 환자가 얼마만큼 발생하지 않아야 의료 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될지 예상해야 한다. 확진자 추이나 위중증 이환율은 관성이 붙어, 비상계획을 내려도 즉시 줄지 않는다. 그렇듯 중환자병상 60%, 70%, 75% 가동 시 준비할 것을 정해야 하며 근본적으로 위중증 환자를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 역시 "매일 사망자 발생을 따져봤을 때 위중증 환자는 사실 더 늘고 있다. 위중증화율·사망률이 높다는 게 걱정"이라며 "치료제가 마련될 내년 2월까지 일상회복 1단계를 유지하며 개인방역을 강조하는 게 어떨까 싶다. 지역사회의 감염은 줄지 않고 있다. 이번 1~2주가 올겨울의 유행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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