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 문안에 대한 우리나라와 미국 정부 간 협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한미 양국이 '종전선언을 하더라도 현재의 정전협정 체제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내용의 문구를 선언문에 넣는 방안을 조율 중이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한미 양국은 현재 종전선언 추진 문제와 관련해 상호 바람직한 방향을 구체적이고 진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최영삼 외교부 대변인)면서도 그 세부 내용을 두고는 "현 단계에선 확인해주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한미가 종전선언 문안에 합의하더라도 실제로 선언이 성사되려면 당사자인 북한의 동의가 필요할뿐더러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할 수도 있는 만큼 '아직은 그 내용을 공개할 때가 아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종전선언은 한반도 정전협정 체제나 한미동맹, 주한미군 등과는 무관한 '정치적 선언'일 뿐"이라고 누차 강조해왔다.
그러나 한미 양국의 전직 당국자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종전선언이 일단 이뤄지면 북한이나 중국·러시아가 '정치적 선언 이상'을 요구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종전선언이 주한유엔군사령부 해체나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주장을 펴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유엔총회에서도 유엔사를 '불법 조직'으로 규정하고 그 해체를 재차 요구했다.
국내에도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부 전문가들부턴 "종전선언이 아무런 변화도 담보할 수 없는 정치적 선언이라면 북한 입장에서 굳이 응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즉, 종전선언에 대한 Δ미국 측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Δ북한의 호응도 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우리 정부에 주어진 과제란 얘기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이 협의 중인 종전선언문 초안엔 '이 선언이 한반도 정전협정 체제의 즉각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는 점이 명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울러 '종전선언이 장래 한반도 정전협정 체제의 변화, 즉 평화협정 체결로 가는 과정이 돼야 한다'는 점과 이를 위한 남북한과 미국 등 당사자들의 노력을 주문하는 내용도 종전선언문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직 당국자는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 이상의 의미로 해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놓는다고 해도 여론은 달리 반응할 수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중국 측이 종전선언에 참여하길 원하는 점 역시 그 추진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 가운데 하나다.
이에 대해 다른 전직 당국자는 "정치적 의미의 종전선언과 정전협정 체제라는 국제법적 현실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종전선언을 어떻게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의 논의로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섬세하면서도 큰 그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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