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23일 83.2%를 기록했다. 이쯤되면 병실이 사실상 꽉 찼다는 것인데 병상을 구하지 못한 수도권 환자들을 전원할 배후 지역인 충청권의 병상 여유분 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들 지역 병상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가 지역내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특히 대전의 경우 감염병 전담병원인 충남대병원 등에 집단감염까지 발생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23일 0시 기준 전국에서 재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54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전국 평균 69.5%인데, 수도권의 병상 가동률은 이보다 높은 83.2%로 집계됐다. 병상 배정을 하루 이상 기다리는 대기자 수는 836명에 달했다.
방역 당국이 22일 17시 기준으로 집계한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은 서울의 경우 22.7%(2160개 중 492개)밖에 남지 않았다. 인천은 32.3%, 경기 18%가 남았다. 그런데 대전이나 세종 등의 여유분도 많지 않다. 대전은 28%(241개 중 68개)가 남았고 세종은 14.8%(47개 중 7개) 남은 상태다. 충북은 438개 중 199개가 여유있고 충남은 652개 중 254개가 비어 있다.
하지만 중환자 전담병상은 상황이 좋지 않다. 22일 서울 15.6%(345개 중 54개), 인천 16.4%, 경기 18%의 여유분밖에 없다. 이날 기준 대전의 경우 12%(25개 중 3개)밖에 남지 않았고 경북은 여유분이 하나도 남지 않아 0%(3개 중 0개)다. 충북과 충남은 중환자 병상 수가 각각 30여개씩이다. 현재 충북은 14개, 충남은 10개의 병상이 비어 있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1시간 내로 이송 가능하면 중환자를 지방으로 전원시킬 수 있다"면서 "헬기로 이동한다면 경북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원장들과의 의료대응 간담회 자리에서 "수도권, 비수도권 경계 없이 중환자 병상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 예상과는 달리 넘치는 수도권 환자들을 받아줄 지역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대전시의 23일 병상 집계에서는 중환자 병상이 22일 17시 기준 3개보다 여유분이 더 줄어서 단 1개가 남았다. 즉 중환자 전담치료병상 가동률이 96%로 올라 25개 병상(충남대병원 20개, 건양대병원 5개) 중 24개가 사용 중이고 여유 병상은 1개가 된 것이다.
그런데 24명 위중증환자 가운데 5명(20.8%)이 수도권에서 이송돼 온 환자로 파악됐다. 게다가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이자 감염병 전담병원인 충남대병원과 대전선병원 등 중구의 종합병원 2곳에서 집단감염까지 발생했다. 엎친데덮친격으로 30~40명대를 기록하던 대전의 신규 확진자는 23일 68명으로 급증했다.
지자체에서 밝히는 것 외에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정확히 얼마나 전원(병원을 옮기는 것)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주 방역 당국은 보건복지부 출입기자단에 "수도권긴급대응반에서 비수도권에 배정된 환자 숫자는 매일 집계하지만, 위중증 환자 중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송된 환자를 구분해서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대전 이외 세종과 충남북 중환자 병상은 현재 여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충청권 중환자 발생 규모가 늘어나면 충청권 발생 환자는 인접한 대구지역 병상 활용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중환자를 1시간내 골든타임(치료로 죽음을 방지할 가능성이 가장 큰 시간대)에 비수도권으로 전원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상태가 좋다면 기존의 병원에서 병상을 기다리거나 상황을 보면 되는데 타지역 중환자실로 전원된다는 것은 그만큼 위중한 환자라는 의미인데 이들을 비수도권으로 시간내 이송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1시간이라고 했지만, 구급차로 1시간 안에 갈 수 있는 지역이 어딘지 모르겠다. 1시간 안에 가더라도 그 시간이 골든타임이 되어 버리면 어떻게 되나"라고 반문했다.
게다가 서울은 345개인 데 비해 지방은 중환자 병상이 수십개에 불과하다. 수도권 중환자가 급증할 경우 애초에 충북이나 충남, 대전, 세종, 대구 등의 병상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수도권 병상 부족은 도미노처럼 인접 지역들을 강타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처음부터 지역 인구수에 맞게 설계된 병원 병상이기에 중환자 병상 통합 관리가 병상 부족 사태를 전국 문제로 확대시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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