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지난해 10월, CJ ENM으로부터 독립해 독자 OTT 플랫폼으로 본격 출발한 티빙. 티빙은 이제 CJ ENM 채널 방송의 다시보기 공간에서 벗어나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선보이며 국내 OTT 플랫폼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론칭 초기 '여고추리반' '신서유기 스프링캠프' '아받쓰'(아이돌 받아쓰기 대회) 등 기존 CJ ENM 인기 프로그램의 스핀오프 격의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환승연애' '술꾼도시여자들' 등 오직 티빙만의 독자적인 콘텐츠로 화제성을 독식하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2006년 캐치온을 시작으로 CJ ENM 채널에서 VOD 유통, 제작파트를 거쳐 티빙의 콘텐츠사업부를 이끄는 양시권 부장은 티빙의 론칭 1년을 돌아보며 '티빙이 그래서 뭐가 다른데?'라는 물음의 해답을 찾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어떤 콘텐츠와 어떤 방식이 시청자에게 어떻게 하면 더 쉽게 닿을까 고민하며 여 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했던 지난 1년, 오리지널 콘텐츠들의 성과로 인해 보완점과 더욱 많은 노하우를 찾았다고도 했다.
국내 OTT의 경쟁은 물론, '오징어게임' '지옥'을 선보이며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화 성과를 낸 넷플릭스를 비롯해 애플TV,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대형 OTT의 공략이 거세지는 가운데, 티빙의 콘텐츠가 추구하는 차별화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10월 티빙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밝히고 벌써 1년이 지났다.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다.(웃음) 우리가 생각했던 규모에 비해 콘텐츠 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졌고 기대감도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더 많은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와서 보면 초기에 고민했던 부분이 최근에 성과로 나온 것 같다. 우리가 정말 많이 들었던 말이 '티빙과 글로벌 OTT 차이가 뭐야?' '그래서 티빙은 뭘 하고 싶은 건데?' 였다. 우리조차도 고민했던 질문에 대한 답이 어느 정도 나왔다고 본다.
-초반 선보였던 '아받쓰' '신서유기 스프링캠프' '여고추리반' 등은 오리지널이라기보다는 CJ ENM 인기 콘텐츠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이었다.
▶ 지금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었던 예산과 짧은 시간 안에서 초기 오리지널 콘텐츠 전략을 짜야 했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당장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것을 시도하려 했다. '여고추리반'은 정종연PD가 조금 확장된 콘텐츠를 하고 싶어 했고 이를 티빙에서 선보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조금 더 확장된 결과물이었다. '놀토'의 타깃 시청층을 조금 더 '영'(young)하게 가보자고 생각해서 나온 게 '아받쓰'였다. 나영석PD의 명확한 콘셉트가 보이는 '신서유기-스프링캠프'도 (티빙의) 역대 스코어를 갈아치우면서 잘 됐다.
-성과는 어땠나.
▶호평과 시청자수 기록을 경신하는 등 좋은 성과도 있었고, 우리로서는 전략을 고민하는 기회도 됐다. 공급자로서 매력적인 콘텐츠가 시청자도 원하는 것인가 더 고민하게 됐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변주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소비자에게 그게 재미있는 건 아닐 수 있다. 그래서 수정과 보완을 거쳐서 더 좋은 콘텐츠를 고민하게 됐다.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어떤 아이템이 채택되고 어떤 것들이 배제되나.
▶차별화다. '티빙 오리지널이 뭐가 다른데?'라는 물음에 맞는 것을 찾는다. TV에서 볼 수 있을 프로그램이라면 굳이 우리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참신하지만 무료 콘텐츠 같은 느낌이라면 그것 역시 우리가 할 필요는 없다. TV 프로그램 정도의 퀄리티에 온라인 채널처럼 새로워야 했다. 그게 제일의 선별 기준이었다.
-CJ ENM의 스핀오프 채널이 아닌 티빙만의 콘텐츠를 명확하게 보여준 지점이 '환승연애'가 아닐까.
▶변곡점이 된 프로그램이 '환승연애'다. 완전히 새로운 IP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환승연애'의) 디테일한 부분이 우리가 제시할 수 있었던 새로움이었다. 영상 시간도 자유로웠는데 OTT 플랫폼이니까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면 많이, 없다면 간결하게 보여주자고 생각했다. ('환승연애'를 통해) 배운 부분이 진정성 있는 콘텐츠의 힘이었다. 처음 '환승연애'는 자극적인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아니었고 프로그램의 목적성이 더욱 뚜렷해졌다.
-'환승연애'는 연애 예능 중에서도 독특한 콘셉트였다.
▶처음 기획안을 봤을 때는 자극적으로 생각했다. 한국에서는 본 적이 없는 콘셉트여서 (채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나오지 않을까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차별화가 강점이어서 선정했다. 이진주PD가 캐스팅을 하고 제작을 하다 보니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하시더라. 콘셉트는 자극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더 깊이 있었고 진정성이 있었다. '환승연애'를 선보인 후로 어떤 콘텐츠이던 목적성이 명확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환승연애'가 연애예능임에도 사람에 대한 이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간 것 처럼, '술꾼도시여자들'도 코미디를 지향하면서 섞일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을 제거했다.
-'환승연애' '술꾼도시여자들' 등 오리지널 프로그램이 티빙의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준 것 같다. 신규 유입자도 폭증했다.
▶다행이다. '여고추리반'에 이어 '환승연애' '술도녀' 등 매번 역대 스코어를 썼다. 어떤 시장에서 플랫폼이나 채널이 자리잡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tvN이 개국 초기에 시청률 스코어가 나오지 않아도 수년간 계속 제작을 하다가 '응답하라' 같은 콘텐츠로 트렌드를 잡았다. 한 번의 변곡 포인트를 만드는 게 중요했다. 티빙의 경우 '환승연애' '술도녀'가 좋은 지점이 되었다.
-오리지널 프로그램의 성공으로 인해 깨달은 점은.
▶앞서 말한 차별화에 성공한 것으로 본다. 의도한 부분을 명확하게 전달했다. 앞으로 더 고민해야 할 부분은 다음에 보여줄 이야기는 더욱 발전한 무엇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적 서사, 현실 공감이 되는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었고, 앞으로 판타지나 장르물 콘텐츠, 또 영화적 감성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리는 콘텐츠들이어서 뒤에 공개되는 것인데, 이 시도가 어떻게 어필이 될지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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