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호세 페르난데스 미국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이 15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가운데 '반중 경제포위망'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요청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오는 17일까지 방한 기간 동안 카운터파트인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을 비롯해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과 윤태식 기획재정부 국제차관보와의 면담 등 경제부처 고위 당국자와도 만난다.
페르난데스 차관은 또한 경제계 관계자들과의 면담 일정도 소화 할 예정이다. 결국 이번 방한의 초점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관련된 한미 협력 사안에 있다는 평가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준비 중인 IPEF 구상과 관련해 한국의 협조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IPEF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월27일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구상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과 우호국을 중심으로 '포괄적'이고 '유연한' 경제 규범 틀을 구축하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이 가입 신청서를 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복귀 대신, 미국 주도의 '신뢰가치사슬'을 구축의 일환으로 공급망과 디지털 경제, 클린 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를 망라하는 IPEF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거점 국가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쉽'을 통해 미국 주도의 무역 질서 확립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를 순방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4일 자카르타에서 가진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무역 촉진, 디지털 경제와 기술, 회복력 있는 공급망, 탈석탄화와 청정에너지, 인프라, 노동 기준 및 기타 우선순위를 포함하는 우리의 공동 목표를 추구하는 포괄적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에 앞서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최근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말레이시아를 방문했고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일본·한국·인도를 찾았다. 일련의 행보를 통해 IPEF 출범에 있어 미국의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페르난데스 차관의 이번 방한과 그가 외교부, 기재부, 산업부 및 재계 인사를 만나는 '광폭 행보'를 예고한 것은 한국에 대한 IPEF 참여 요청이 보다 구체화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우리로서는 동맹국 미국의 요청을 거부할 수 없고 또한 최대교역국인 중국과의 관계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이 CPTPP를 포기했다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소규모 다자 협의체에 힘을 더욱 싣고 특히 공급망과 기술, 반도체 등 분야에 대해 한국의 참여 요청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우리로서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 선택의 순간이 또 오는 것이고 IPEF는 노골적 반중 성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범철 백석대 초빙교수는 "페르난데스 경제 차관이 IPEF 한국 참여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보다 계획을 설명하면서 자발적인 가입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번 방한은 한국이 IPEF 가입을 했으면 좋겠다는 외교 행보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페르난데스 경제차관은 오는 17일 최종문 외교부 2차관과 제6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통해 공급망, 과학기술 및 인적 역량강화, 인프라, 백신·보건, 기후변화·에너지, 개발 등 분야의 이행성과를 점검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16일에는 '제5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과 '한미 여성의 경제적 역량강화 간담회' 통합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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