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문재인 정부 출범후 검찰의 직접수사범위가 제한되고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가지는 검·경수사권조정제도가 시행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신설됐다. 내년부터는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의 재판 증거능력도 제한된다. 검찰 개혁은 바른 길을 가고 있는걸까. 성과와 나아갈 방향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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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이장호 기자 = "옛 것은 갔는데 새로운 것이 오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1호 공약 '검찰개혁'의 핵심 내용인 검·경수사권 조정이 시행된지 1년. 한 검사는 지난 한 해동안 지켜 본 새 제도를 이같이 평가했다.


검찰의 직접수사권 대부분이 경찰로 옮겨가는 커다란 변화가 생기면서 제도적·실무적인 부분을 계속 보완해야 제도가 안착되는데, 정작 법이 통과되자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양당 대선 후보가 얽힌 커다란 정치사건이 검찰과 경찰 양쪽으로 분배되면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국민들의 형사 사건이 뒷전으로 밀려 표류하고 있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이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결과적으로 국민, 경찰, 검찰, 법원 중 아무도 수사권조정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것 아니냐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 직접수사범위 제한으로 '수사의지↓'· 일 몰리는 경찰은 수사부서 '기피'

올해 1월1일부터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따른 개정된 형사소송법·검찰청법이 시행되면서, 경찰이 1차 수사종결권을 갖고 검사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이 없어졌다.

아울러 '경찰은 수사, 검사는 공소유지'라는 목적 하에 검찰은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6개 범죄와 경찰공무원 범죄에 한해서만 직접 수사가 허용됐다.

그러나 의도와는 다르게 법 시행 이후 검찰과 경찰은 수사권 범위 구분에 혼선을 보이며 줄곧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사건의 경우에는 같은 피의자가 검찰과 경찰에 번갈아 출석하거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휴대폰을 경찰이 확보하고 검찰은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수사범위에 대한 혼선이 계속되자 양측 수사팀이 수차례 만나 협의를 하고 나서야 수사 범위가 정리됐다.

뿐만 아니라 일선 검찰청에서는 검사들이 송치된 사건에서 추가 범죄나 조직적 관여가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하고도 '굳이' 나서지 않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수사권조정으로 검사가 사건에 대해 실체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도 수사 범위는 6대 범죄와 직접 관련된 사건으로 제한된다. 또 어떤 사건이 '직접 관련'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법해석도 통일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만약 어렵게 수사를 더 진행했더라도, 추가 수사를 통해 발견된 범죄가 직접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면 사건은 다시 경찰로 가게 된다. 검사가 수사 의지를 가지고 사건을 이어나가기 쉽지 않은 것이다.

반면 경찰에는 과도한 업무가 몰리면서,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는 일이 많은 수사부서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윗선만 좋고 일만 많아졌다' '페이퍼워크가 과도하다'는 불만도 나온다고 한다.

형사사건을 주로 하는 변호사들은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고소장을 잘 받아주지 않는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고소인이 고소장 접수를 위해 경찰에 가면 "민사 소송으로 해결하라"며 반려한다는 것이다.

법조인들은 경찰에 사건이 몰리면서 일이 많아지자, 경찰이 일을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 일을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경찰보고 수사하라고 수사권조정을 했는데 수사부서를 기피하는 것이 아이러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법원 재판에도 영향…'법률비용 증가'도 우려

수사 지연은 법원 재판에도 영향을 미쳤다. 형사재판을 담당하는 부장판사는 "과거에는 재판과 엮여있는 사건이 아직 수사 중이면 경찰의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다"며 "최근에는 기다려도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그냥 판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찰에 사건이 쌓이면서 변호사비용과 관련해 의뢰인과 변호사의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변호사는 "변호사들은 통상 수사단계, 기소 후에는 심급별로 나눠 계약을 체결한다"며 "수사 기간이 길어진다면, 타임 차지(time charge·업무 소요시간에 따라 수임료를 산정)로 계약한 의뢰인은 수사가 끝날 때까지 변호사에게 계속 추가로 금액을 지급해야 하고, 반면 착수금을 받는 형태로 계약한 변호사들은 긴 변호기간에 비해 적은 금액을 받게 되는 손해를 입게 됐다. 결과적으로 의뢰인과 변호사 양측의 부담이 모두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단 법조인들은 아직 수사권조정 제도의 성패를 가늠하기는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초동의 변호사는 "1년 만에 자리를 잡는 제도는 없다. 검찰조직에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태어난 제도이고, 어쨌든 일단 시작이 됐으니 잘 안착시키는게 사회적 낭비를 줄이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한 검사는 "수사권조정을 검찰과 경찰의 권한싸움으로 보는 시각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국민의 입장에서 수사권조정을 보고, 그 시각으로 개선 동력을 찾아 형사사법시스템 전체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검경의 싸움으로 보면 어느쪽도 만족시킬 수 없고, 다툼이 끝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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