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점식식사를 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12.2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햇수로 3년차에 접어들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은 채 한 달을 가지 못했다.
정부는 큰 유행이 올 때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개했다. 거리두기는 확산세를 감소세로 전환하는데 기여했다. 이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희생으로 일군 성과라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민이 자발적으로 방역에 참여하는 새로운 방역 모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일명 'K-시민참여형 방역'이다. 이를테면 국민 스스로 방역수칙을 잘 따르면 지금보다 자율성을 부여할 수 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열린 총궐기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펜스 밖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정부 방역지침에 맞춰 299명 참석 가능하다./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끝 안 보이는 코로나19 거리두기 거듭…국민 희생 무자비
지난해 10월 말 2차 접종률이 70%를 넘자 정부는 11월 1일부터 일상회복을 시행했다. 방역 피로도를 고려한 결정이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신규 확진자가 대거 쏟아졌기 때문이다. 11월 초 2000명 안팎이던 신규 확진자는 12월 중순에는 7000명대까지 급증했다. 위중증 환자는 연일 1000명대를 이어갔다. 사망자도 다수 발생했다. 백신을 일찍 맞은 고령층에서 피해가 컸고, 느슨해진 방역 긴장감에 감염자가 속출했다. 의료체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오미크론 변이도 유행 규모를 키웠다. 올해 1월 1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는 220명 늘어 누적 1114명을 기록했다. 신속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본격화돼 분석 건수가 늘어난 탓이지만, 이미 지역사회에 퍼졌다는 뜻이다.


질병관리청은 오미크론 감염자가 확진자 대부분을 차지하면 현행 거리두기를 유지해도 1월 말 신규 확진자가 1만2000~1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정부는 사적모임 인원을 4인까지 허용하고, 식당과 카페 영업제한 시간을 밤 9시까지 유지하는 현행 거리두기를 2주일 연장했다. 이 거리두기는 1월 3일부터 16일까지 적용한다.

자영업자들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거리두기 상황에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정부는 손실 보상책을 두텁게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오랫동안 영업을 하지 못해 폐업한 영업장이 많기 때문이다. 어렵게 가게를 유지해도 빚더미에 앉은 경우도 많다.

방역 전문가들은 현행 방역체계를 전면 수정할 것을 권고한다. 더는 국민 희생을 담보로 방역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관리학 교수는 "단체기합과 다를 게 없다. 정부는 매번 거리두기를 연장하면서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행정편의주의며, 방역과 일상에 균형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11일 '단계적 일상회복 경험에 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 중 응답자들이 밝힌 코로나19 직간접 경험으로 얻은 교훈의 키워드 (연구팀은 응답자에 직접 적어달라고 질문했다) (제공=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뉴스1

◇정부는 국민 지원·시민은 방역수칙 지켜야 효과
올해 방역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무엇보다 정부는 병상 확충·재택치료·백신 접종 등 방역·의료대응 체계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또 취약계층에 대한 보상과 지원, 중장기적 구조개혁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시민참여형 방역전략' 전환을 제안한 이태수 보건사회연구원장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 "K방역이 성공한 이유는 시민정신 덕분인데, 2년간 이어진 유행 때문에 생계절망에 빠진 이들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 지침은 일방적이고 복잡한데, 심지어 자주 바뀐다"며 "이를 감시하는 비용도 키지고 있어 다른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정부는 방역·의료대응에만 힘쓰고 국민은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 동선 확인 등을 자신과 타인을 위한 의무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너무 세세한 거리두기 방역수칙은 이제 유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일상회복준비위는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지, 시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코로나 동선 안심이(코동이)' 애플리케이션(앱)을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방안이 자리를 잡으면 역학조사에 대한 정부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지난해 민간기업이 개발한 이 앱은 위치정보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신의 동선과 확진자 동선이 겹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동선이 겹쳤다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알림을 보낸다. 질병청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쓰는 이 앱을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국민은 한 달간 겪은 일상회복 경험을 통해 미래의 기대나 긍정적인 전망보다는 우려와 위험을 크게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고 필요한 일은 바로 추진해야 한다"며 "돌다리도 두드리듯 신중하게 진행하면서 국민에게 설명하고 설득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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