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용 전국 간호대학생 간호법 대책본부 대표가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선포식에서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며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2022.1.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약 일주일 만인 10일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게시글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도록 되어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저는 국민 옆에 남고 싶은 간호사입니다. 간호법 제정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글은 10일 오후 6시20분 기준 20만4307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약 3년간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학생들은 당연히 가야할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자영업자 분들은 매일을 힘들게 버텨내고 있다"며 "위기의 최일선에서 서 있는 간호사, 간호대학생들도 개개인의 한계를 매일 마주하고 있다"운을 뗐다.


그는 일선 의료현장에서 간호인력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에 대해 간호법 미비를 꼽았다. 간호사 1명당 담당 환자 수, 의사와 간호사의 업무영역 분리,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을 포함한 비의료인의 업무영역 분리, 조직문화 개선 등이 담긴 간호법이 없어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가 계속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의료법에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조산사 등 5대 의료인 관련 법 조항이 하나로 묶여 있다. 이는 1944년 일제가 태평양 전쟁을 위해 만든 '조선의료령'이 이름만 바뀐 채 70년간 이어져오고 있다.

청원인은 "인구 1000 명당 의료 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의 수는 OECD 평균인 8.9명 비해 절반 이하인 3.8명이다"며 "이로 인하여 우리나라는 간호사를 적게 뽑고, 이들에게 과중한 업무를 맡기며, 이는 높은 이직률의 원인이 된다"고 적었다.


이어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국가 시험을 통과한 후 어렵게 병원에 취업하고도 6년을 채우지 못하고 현장을 떠나는 간호사가 대다수"라며 "통계로 보면, 면허 소지자 중 현직에서 일하고 있는 비율은 10명 중 4명에 불과하며, 보건교사, 방문요양사 등 지역사회에서 일하는 인력까지 포함하면 15만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직에서 일하는 비율은 50%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한국 간호사의 이직률은 2019년에 15.4%이며, 신규 간호사 이직률은 45.5%나 되고, 신규 간호사 중 절반이 1년 안에 이직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질 높은 간호를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간호법 제정을 통한 간호사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인생을 사는 동안 단 한번도 간호사의 돌봄을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세상에 태어나는 그 순간 분만실과 신생아실에서 간호사의 처치가 시작되고, 생의 마지막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병원에서, 요양원에서 간호사의 돌봄을 받는다"며 "간호법 제정을 요구하는 이유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함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간호사 업무 범위와 근무여건 개선, 간호사 수급 불균형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은 국회에서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모두 무산됐다. 오는 11일 국회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간호사를 제외한 의사와 치과의사, 간호조무사, 응급구조사 등 모든 보건의료단체가 '직역 이기주의에 불과하다'며 간호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고, 여·야도 간호법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에대해 간호계는 지난 4일 간호법 제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불법진료·불법의료기관을 퇴출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필요시 오는 21일 치뤄지는 간호사 국가고시 거부, 동맹휴학 등을 시행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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