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강민경 기자 =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최근 일본 정부가 사도(佐渡)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천을 강행한 것과 관련,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에게 항의했다.
외교부는 정 장관이 이날 하야시 외무상과의 첫 통화에서 "올바른 역사인식이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한 근간"임을 지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는 우리 측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유네스코에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위한 추천서를 제출했다.
니가타(新潟)현 소재 사도광산은 나가사키(長崎)현 소재 군함도(하시마·端島)와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동이 이뤄진 곳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은 배제한 채 사도광산이 17세기 에도(江戶)시대 일본 최대 금광이자 세계 최대 금 생산지였단 점만 부각해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 노역의 아픈 역사를 외면한 채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등재 추진키로 결정한데 대해 깊은 실망과 함께 항의의 뜻을 표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2015년 군함도 등 일본 근대산업시설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을 때 일본 스스로 약속한 후속조치부터 충실히 이행할 것을 강력 촉구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군함도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을 당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사실을 알리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작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로 '약속 불이행'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정 장관은 "이런 후속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일본 정·관계에서 일본 정부가 스스로 표명해온 과거사 관련 사죄와 반성의 정신에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일본 정부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양국 간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일본 측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정 장관은 일본의 수출규제,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내 오염수의 해양방류 문제 등 다른 양국 간 현안과 관련해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한편 일본 외무성은 하야시 외무상이 정 장관의 항의에 "일본으로서는 사도광산이 문화유산으로서 훌륭한 가치가 유네스코에서 평가될 수 있도록 냉정하고 정중한 논의를 실시할 것"이라며 "한국 측과도 성실하게 논의를 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하야시 외무상은 또 정 장관에게 "구 한반도 출신 노동자(강제징용) 문제나 위안부 문제 등에 관한 한국 국내의 움직임에 따라 한일관계가 계속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며 양국 관계 악화의 책임을 한국에 돌렸다.
하야시 외무상은 양국 간의 문제에 한국이 책임을 가지고 대응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에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두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이 지난달 30일 중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한 데 대해서도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두 장관은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와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해 한일, 한미일간 협력을 지속해가기로 했다.
일본 외무성은 두 장관이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한 뒤 대북 대응과 관련해 한일, 한미일이 긴밀한 협력을 이어간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두 장관이 이날 오후 1시45분부터 약 35분간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전화 회담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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