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평양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보고를 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과 관련 "대화 의지가 있다면 대면이든 화상이든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며 "대화에 선결 조건을 내세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공개된 AP·교도·타스·신화·로이터·EFE·AFP통신, 연합뉴스 등 아시아·태평양뉴스통신사기구(OANA) 소속 국내외 8개 통신사와의 합동 서면 인터뷰에서 '임기 내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및 회담 성사의 선결 조건'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 선결 조건은 대화의 장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사실) 난 정상회담의 선결 조건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다가온 선거 시기와 선거 결과가 남북정상회담을 갖기에 부적절한 상황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본격 대선 운동에 접어드는 2월과 대선이 있을 3월 초까지는 자칫 정치 중립 위반에 대한 소란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한편 선거 결과를 변수로 꼽은 이유로는 후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기조를 계승한다면 5월 임기까지 회담이 열릴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회담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뜻을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핫라인 가동을 비롯해 친서와 같은 남북정상 간 소통 여부 대해선 "나와 김정은 위원장은 여러 차례 만나 장시간 대화했고 깊이 소통하며 신뢰 관계를 쌓아왔다. 만나지 못하는 동안에도 필요한 소통을 해왔다"고 답했다.

이어 "그동안 나와 김 위원장이 함께 했던 많은 노력들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그동안 노력했던 것을 최대한 성과로 만들고 대화의 노력이 다음 정부에서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을 방문해 북측에서 악수를 나눈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남측으로 넘어오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문 대통령은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정상회담(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딜'로 끝난 것에 대해서는 "장기간 교착국면을 초래하게 돼 두고두고 아쉽다"며 "하노이 회담에서 빅딜이 성사됐다면 가장 좋았겠지만, 그것이 어려웠다면 단계적으로 접근해나가는 스몰딜을 모색할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싱가포르 선언'에 입각해 서로 수용 가능한 현실적인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댄다면 해법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며 "북한과 미국이 다시 대화와 협상에 나선다면 진전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연이은 무력 도발을 감행한 데 대해서는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의 우려가 많고, 나 역시 현재 한반도에 조성되고 있는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하지만 5년 전 북한의 연속적인 핵실험과 ICBM(대륙 간 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에 조성됐던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을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세 차례 정상회담뿐 아니라 북미 간 사상 최초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은 큰 성과"라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사상 최초로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 모인 15만 명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한 것은 남북 관계에서 최고의 장면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나는 임기 5년간 전쟁 위기 상황을 극복하며 평화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했고, 군사적 대결 대신 대화와 외교로 방향을 전환시킨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만약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가 '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하는 데까지 나아간다면 한반도는 순식간에 5년 전의 위기 상황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며 "끈질긴 대화와 외교를 통해 그 같은 위기를 막는 것이야말로 관련국들의 정치 지도자들이 반드시 함께 해내야 할 역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적대관계의 종식과 함께 상호 신뢰를 증진시키고, 비핵화와 평화의 제도화로 나가기 위한 과정으로 유용성이 있다"며 "지금 한미 간에는 북한에 제시할 종전선언의 문안까지 의견일치를 이룬 상태이다. 중국도 종전선언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 임기 내에 종전선언을 이루겠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지나친 욕심일 수 있지만, 적어도 종전선언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더욱 성숙시켜 다음 정부에 넘겨주고 싶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장기간 대화와 협상 국면이 열리지 못해 아쉬운 마음인데 문제를 푸는 것은 대화일 수밖에 없으므로 바이든 대통령과 김 위원장 회담은 시간이 문제일 뿐 결국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는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을 중시하며, 국제사회 및 민간과 협력해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인권 증진과 인도적 상황의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은 궁극적으로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되고 국제사회와 활발히 교류하면서 보다 투명하고 개방된 사회로 나아가도록 이끌어나가는 것이 북한 인권의 실질적 증진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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