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불법 촬영이 발생한 화장실을 이용했다면 비록 피해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로 인정해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34단독 김동진 부장판사는 최근 KBS 직원들이 공채 출신 개그맨 박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박씨는 2018년 10월부터 2020년 5월까지 KBS 연구동 내 화장실과 탈의실에 들어가 불법 촬영을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이 선고됐다.
박씨가 불법 촬영을 한 기간에 화장실을 이용한 KBS 일부 직원은 2020년 9월 박씨의 불법 행위로 피해를 보았다면서 300만원씩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박씨 측은 "원고들이 유죄판결 범죄사실의 피해자 란에 기재돼 있지 않기 때문에 민사소송을 제기할 피해자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민사재판에선 소송상 주장 사실과 근거로서의 증거 채용이 형사재판보다 다소 완화돼 유연하게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고들이 수사기관에서 확보한 피고의 사진파일에 구체적인 사진영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나 가장 내밀한 사적 공간에서 프라이버시권 침해의 구체적 위험성이 몰래카메라로 인해 상당 정도 노출됐던 것으로 보이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박씨에게 원고 1인당 10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씨는 KBS 연구동 화장실에서 칸막이 위로 손을 올려 피해자들을 촬영하는 등 32회에 걸쳐 불법 촬영을 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남겨졌다.
박씨는 또 촬영물 중 7개를 소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카메라를 설치하기 위해 KBS 연구동 화장실이나 탈의 시설에 몰래 침입하기도 했다.
1심은 박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을 명령했고 항소심도 원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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