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1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지대에 전개된 병력 일부를 철수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미국은 러시아를 향해 "검증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유의미한 긴장 완화"를 주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 보도와 미 국무부, 러시아 외무부 발표를 종합하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러 국방부의 철군 명령 발표가 나온 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장관에게 통화를 요청해 이같이 주문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가 언제라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우려를 재차 강조했다"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전했다.
또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 공격은 신속하고 심각하며, 유럽의 단합된 결과에 직면하게 되겠지만,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외교적 길이 남아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가 처음 불거진 건 작년 10월 우크라 국경 지대에서 군사훈련을 마친 러시아 병력이 본진으로 돌아가지 않으면서다. 러시아 지상군 총 35만(추산) 병력 가운데 13만 병력이 배치된 것으로 서방과 우크라 당국은 관측한 바 있다.
우크라 동부 국경에 더해 러시아가 우크라 북부에서는 벨라루스와 합동군사훈련을, 남부 크림반도와 흑해·아조프해에서는 해상 훈련을 전개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육해상 3면에서 침공 위협을 받는 양상이다. 이에 서방은 러시아가 우크라 침공 준비를 마쳤다며 경고음을 높여왔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 측과 그 동맹 국가의 공격적 언사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불가분적 안보 등 러시아의 제안 관련 실용적 대화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라브로프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수준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러 외무부는 전했다.
이날 통화는 지난 12일 통화 이후 사흘 만에 이뤄진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당시에도 미국 측 요청으로 통화하고, 안보 협상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통화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의 '러 우크라 침공' 선전전은 도발적 목적으로 추구하며, 민스크 협정을 파괴하고 무력으로 동부 돈바스 지역 문제를 해결하려는 건 우크라이나라고 말했다.
또한 라브로프 장관은 앞서 러시아가 지난 12월 15일 서방에 전달한 안보제안 관련 미국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측 답변은 러시아의 요구를 무시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는 '안보 불가분성' 관련 국제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러 외무부는 밝힌 바 있다.
앞서 러시아는 작년 12월 15일 방러 중이던 카렌 돈프리드 미 국무부 유럽연합·유라시아 차관보를 통해 1차 서면인 '상호 안전보장 제안'을 전달했다. '우크라이나는 절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할 수 없으며, 과거 소련의 영향권이었던 동유럽내 서방의 군사력을 1990년대 중반 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게 골자였다.
이와 관련, 미국 중심의 서방과 러시아간 연쇄 회담 끝에 미 국무부와 나토는 지난 1월 26일 러시아에 답변서를 발신했다. 이 답변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요구가 무시됐다"고 반발한 바 있다.
이틀 뒤인 지난 1월 28일 러시아는 이번엔 서방 전체가 아닌 개별국을 상대로 2차 서면인 '안보 불가분성(indivisibility of security)' 관련 서면을 보냈다. 국제조약상 불가분성 안보는 '한 나라의 안보는 다른 나라의 안보와 불가분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즉, 나토 집단방위동맹이 옛 소련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포함해 확장하는 것은 자동적으로 러시아를 위협하는 것이며, 나토의 전략으로 이 개념이 위험에 처한 만큼 우크라 국경에 13만 병력을 주둔시킨 건 정당하다는 게 러시아 측 주장이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1차 서면인) 안보제안 관련 미국과 나토의 답변에 다시 답신할 서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와 서방 간 안보 협상 및 이를 둘러싼 긴장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작년 말부터 제기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 관련, 러시아의 진짜 목적은 우크라이나가 아닌 서방과의 안보 협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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