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2년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K-방역'이라는 강한 억제 전략으로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유행 상황이 되면서 오히려 국민이 체감하는 불편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확산세를 잘 막아온 만큼 자연면역 획득이 적어 증가세가 감소세로 전환하는 데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오미크론 유행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방역정책은 '3T(검사·추적·치료) 전략'으로 대표되는 촘촘한 방역 정책을 펴왔다.
확진자 발생으로 위험이 커지는 곳은 선제적으로 검사했고,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해 접촉자들을 먼저 걸러내 방역망을 쳤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억제 전략은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7일 기준 164만5978명으로 질병관리청이 사용하는 인구 통계 기준인 2021년 12월 주민등록인구현황 5131만7389명 대비 3.2% 수준에 그쳤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인구 100만명당 우리나라는 141명으로 세계 평균 753명보다 낮고, 미국(2851명), 이탈리아(2519명), 영국(2337명), 프랑스(2007명), 독일(1438명), 일본(167명)보다 낮은 수준이다.
오미크론 변이 초기 대응도 강한 방역 정책을 폈다. 오미크론 초기 유행국의 입국은 제한하고, 오미크론 확진자로 의심되는 사람과 밀접 접촉하면 자가격리 기간도 최장 2주까지로 늘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영국·일본 등이 오미크론 변이 첫 유입 이후 우세화까지 3~4주 정도 시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우리는 12월 유입 이후 1월말까지 약 7주 정도가 소요됐다.
다만 이처럼 강한 방역 조치로 인해 오히려 오미크론 유행은 외국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에서 코로나19 확산 예측을 연구하는 심은하 숭실대학교 수학과 교수는 17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나라는 우세종이 되는데 7주가 걸렸고, 비슷한 패턴으로 분석하면 정점은 3월 중반이 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영국·미국 등이 오미크론 유입 초기부터 우세화까지 3~4주가 소요됐고, 다시 정점에 이르는데 비슷한 시간이 걸린 것을 고려한 분석이다. 이들 국가들은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전환됐는데, 우리나라는 감소세 전환까지 이들 국가보다 2배 가까운 7주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유행 규모를 2월말 3월초 13만명에서 17만명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3월초 최대 36만명까지도 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우리나라는 억제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왔고, 그래서 감염을 통해 면역을 획득한 비율이 매우 적다"며 "감염으로 면역을 획득해야 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커 앞으로 유행 규모는 꽤 크고 길게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길어지는 방역 피로감에 정부는 방역 완화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모습이지만, 전문가들은 방역 완화는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연면역 획득 방향으로 확진자 발생이 늘어나더라도 사망으로 인한 피해는 줄여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는 높은 전파력에 비교해 중증화율은 낮지만, 확진자 규모 전체가 급증하면 중환자·사망 발생도 늘어날 수 있다. 유행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 의료체계 역량을 벗어날 수 있어 사망 발생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정 교수는 "지금보다 거리두기를 더 강화하는 방안은 부합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행의 정점으로 도달하는 3월초에서 중순까지 시점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일부 완화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유행 정점에 도달할 때까지 사회적 혼란은 최소화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17일 브리핑에서 "외국은 정점까지 빨리 오른 반면 우리는 정점까지 2배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이게 유행 곡선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 관련해서는 유행 양상과 의료체계 여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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