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 주기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뉴스1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탄력을 받게 됐다. 대한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노선 반납 등의 조건부 승인 방침을 수용해서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의 결합으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 국내외 여객 노선에 대해 앞으로 10년 동안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허용 횟수)·운수권 이전 등의 조치를 내렸다.


두 회사가 운용하는 중첩 노선은 총 119개다. 공정위는 국제선은 두 회사 중복노선 총 65개 중 26개 노선, 국내선은 중복노선 총 22개 중 14개 노선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국내외 화물 노선과 항공 정비 시장 등에 대해서는 경쟁 제한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경쟁 제한성이 있는 국내외 여객 노선에 경쟁 항공사의 신규 진입 등을 촉진하기 위해 5개 당사회사에 앞으로 10년 동안 슬롯·운수권 이전 등 구조적 조치를 부과했다.

경쟁 제한성이 있는 26개 국제노선과 8개 국내노선은 신규 항공사의 진입, 기존 항공사 증편 시 당사회사가 보유한 국내공항 슬롯의 반납을 의무화했다.
공정위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슬롯·노선 반납 등의 조건으로 승인했다. 사진은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 주기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뉴스1
조치 대상인 26개 국제노선 중 운항에 운수권이 필요한 총 11개 노선에 대해서는 신규 항공사 진입, 기존 항공사 증편 시 당사회사가 사용 중인 운수권을 의무 반납토록 조치했다.
시정조치의 이행 의무가 시작되는 날은 외국의 심사가 모두 종결되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주식 취득을 완료하는 날이다. 조치 이행기간은 기업결합일로부터 10년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을 수용하고 기업결합에 따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정위가 두 회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지만 외국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는 아직 남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싱가폴, 베트남, 대만, 터키,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뉴질랜드 등 8개국은 심사를 완료했지만 미국과 영국, 호주,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6개국은 아직 심사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다수의 외국 경쟁당국이 심사 중이고 각 나라마다 다양한 시정조치가 부과될 수 있다”며 “앞으로 전원회의를 다시 열고 외국의 심사 결과를 반영한 시정조치의 내용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