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김현 특파원 = 우려하던 러시아의 전면전이 본격화하면서 키예프와 인근 지역들이 빠른 속도로 함락되고 있다.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지 약 9시간여 만에 수도 키예프 북부에 진입, 체르노빌부터 흑해상 세르팡 섬까지 잇따라 점령하자 키예프에는 통행 금지령까지 발령됐다.
러시아는 이날 공군 비행장 11개 등 우크라 군 기반시설을 74개를 파괴했다고 주장했으며 우크라 당국은 러시아의 공습 첫날 57명 숨지고 169명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와 부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서방은 러시아의 일방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침공을 규탄, 강력한 제재로 맞서고 있다.
◇ 바이든, 수출통제·대형은행 차단 등 대러 추가제재 발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을 규탄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수출통제와 대형은행 등에 대한 강력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당한 이유 없는 공격을 시작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계획적이었으며, 우리는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을 목도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침략자"라고 규정한 뒤 푸틴 대통령이 외교를 거부하고 "이 전쟁을 선택했다. 이제 그와 그의 나라는 그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에 대한 수출품목 통제 등 강력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제재안에는 Δ러시아의 달러·유로·파운드·엔화 거래 제한 Δ러시아 군대의 자금조달과 증강을 위한 능력 차단 ΔVTB 등 총 1조 달러(약 1204조원) 자산 보유 러시아 은행들 제재 등이 포함됐다.
또한 러시아 엘리트들과 그들의 가족들에 대한 제재도 추가하고 있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 러시아 경제에 즉각적으로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혹한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을 최대화하고 미국 및 동맹국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같은 제재를 의도적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그는 수출통제와 관련해 "이번 제재로 러시아 첨단기술 수입의 절반 이상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재는 미국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주요 7개국(G7) 회원국과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국제사회의 가장 강력한 제재방안으로 꼽혔던 국제금융결제망인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 제제에 대해선 현재로선 스위프트 제재를 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미군이 싸우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도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헌장 5조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추가 미군 병력을 독일로 보내는 것을 승인하는 중이라고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화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대러시아 제재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와 관련해 세계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고 있다며 전략비축유도 방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석유 및 가스 회사들이 위기를 이용해 가격을 올려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美상무부, 對러 수출통제…반도체·컴퓨터·통신장비·레이저 포함
같은 날 미 상무부는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수출 통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미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추가 침공에 따라 러시아가 공격적인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기타 품목에 대한 접근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엄격한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한다"고 적었다.
상무부는 러시아의 국방, 항공우주, 해양 분야를 겨냥해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의 수출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런 강력한 국제적 대응은 러시아 군사 및 국방 분야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우크라이나 국민과 다른 국가들과의 연대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 英 "러시아인, 은행에 8천만원 이상 예치 불가"…對러 제재 발표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영국의 두번째 대러 제재를 발표하면서 러시아 국적 소유자들은 앞으로 영국 은행에 5만 파운드(약 8079만원) 이상 예금을 예치할 수 없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같이 전하며 "새로운 은행 규제 하에 모든 러시아인들은 영국 은행 계좌에 상당한 저축을 하는 것이 금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영국은 러시아의 러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소속 항공기의 라이선스를 정지하면서 영국 착륙이 금지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의 민간항공 관리국(CAA)은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아에로플로트의 영국행 항공기 운항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랜트 샤프스 교통부 장관은 예정된 러시아 항공사의 영국 영공 진입을 모두 금지하는 제재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영국이 공개한 두 번째 대(對)러 제재 패키지에는 Δ러시아 기업의 자본시장접근 금지 Δ국영은행 VTB를 비롯한 주요 러시아 은행에 대한 자산 동결 Δ러시아 국민이 영국 은행 계좌에 보유할 수 있는 예금 제한 법안 도입 Δ러시아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 금지 등이 포함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영국이 러시아에 대규모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라면서 "벨라루스에도 유사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서는 "피로 물들어진 침략자"라면서 "푸틴은 세계와 역사에서 비난받을 것이다. 그는 결코 그의 손에서 우크라이나의 피를 씻어낼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 은행 5곳과 개인 3명에 대해 자산동결과 여행금지 등의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첫 번째 제재안에는 방위산업 지원특수은행인 산업건설은행(PSB), 흑해은행과 로시야 은행과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 겐나디 팀첸코 등 초부유층 자산가 등 대상에 포함됐다.
◇ G7 공동성명 발표…"에너지 공급 안정화 위해 행동할 것"
G7 정상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유도 없고 정당화되지 않은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G7 정상들은 성명에서 "이번 사태는 유럽 외에도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는 유럽과 대서양의 안보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적었다.
이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역사의 잘못된 측면에 서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유럽 대륙에 전쟁을 다시 일으켰다"고 반발했다.
G7은 또한 잠재적 혼란을 해결하고 에너지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G7은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이후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면서 "우리는 세계 석유와 가스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G7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를 향해서도 유감의 뜻을 전하며 국제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푸틴 "안보 위해 우크라 침공 불가피…러시아, 여전히 세계 경제의 일부"
역설적이게도 우크라 침공을 지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행동은 강제적 조치였으며 러시아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재계 대표자들과의 회의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 필요한 조치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은 우리에게 달리 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의 안보를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달리 진행할 방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세계 경제 시스템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파트너들은 이것을 이해하고 우리를 이 시스템에서 몰아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의 해외 파트너들이 러시아를 세계 경제 체제에서 밀어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佛, '이례적' 우크라 국기 앞 대국민 연설…"러, 유럽 전체 공격"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으로써 "수십년 만에 유럽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심각한 공격을 가했다"고 규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선택함으로써 우크라이나 뿐만 아니라 유럽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가장 심각한 공격을 강행했다"면서 "우리는 유럽과 프랑스 역사의 전환점에 있다. 이번 사태는 우리의 삶과 유럽 지정학에 지속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대러 제재를 예고하면서 러시아의 공격과 그들의 죄에 상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러시아의 군사, 경제, 에너지 분야를 겨냥한 제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프랑스와 유럽연합의 국기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기 앞에서 연설했다고 전했다.
◇ 캐나다, 6000억원 규모 물품 수출 허가 취소…"심각한 대가" 경고
이밖에도 캐나다는 주요 은행과 인사 등 62개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대러 제재를 발표하면서 모든 수출 허가를 취소했다.
이로써 항공우주, IT 정보기술 등 5억5000만 달러(약 6000억원)에 달하는 물품의 수출 허가가 전면 취소됐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무모하고 위험한 군사공격에 우리는 더욱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공모한 러시아 엘리트들에게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이 부당한 침략에 계속 자금을 댈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며 캐나다의 "제재 대상은 국방장관, 재무장관, 법무부 장관 등"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혈통의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재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은 20세기 비슷한 대학살을 일으킨 유럽 독재자들과 같다"면서 "이 야만적인 공격은 성공할 수 없으며,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둘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 유엔 "러 침공 용납 못하지만 되돌릴 수 있어"…긴급구호에 241억 지원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용납할 수 없지만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뉴욕 유엔본부에서 "(러시아의 침공은) 잘못됐고, 유엔 헌장에 위배되는 것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그러나 이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가 유럽에서 수십년 만에 최대 규모의 군사 침공을 개시했다면서 "군사작전을 중단하라. 러시아로 철군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테러에 대해 유엔은 우크라이나와 주변에 인도주의적 활동을 강화하고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중앙긴급대응기금(CERF)에서 2000만 달러(약 241억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 누가됐든,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생명을 구하는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민간인 보호가 우선순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앞으로 며칠간 내려질 결정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세대를 전쟁의 재앙으로부터 구하기에는 아직 늦지 않았다"며 러시아를 향해 침공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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