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으로 SK, 롯데 등 주요 기업들의 건물이 보이고 있다. /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사법리스크에 갇힌 기업인… “경영 족쇄 풀어야”
②기업하기 좋은 나라, 핵심은 ‘규제 혁신’
③세금 부담에 숨막히는 재계… “조세환경 개선 필요”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기업의 조세환경이 개선될지 주목된다. 기업에 대한 막대한 세금 부과는 투자를 더디게 만드는 허들로 작용한다. 세계 주요국 대비 높은 법인세와 상속세는 가업승계와 국내에서 사업유지 의욕을 꺾는 요인이다. 명목상 세금은 아니지만 사실상 기업에 세금처럼 부과되는 ‘준조세’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재계의 입장이다.
한국, 세계 최고 수준 ‘법인세’
재계가 가장 큰 부담을 호소하는 세금은 법인세다. 현재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5%다. 2017년까지는 22%였지만 2018년 세법 개정안을 통해 세율을 3% 올린 뒤 현재까지 25%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주요 국가의 흐름과는 대비된다. G7 국가의 법인세 최고세율 평균은 2017년 25.2%였지만 이듬해 21.8%로 줄었고 2019년엔 21.4%로 더 떨어졌다.

G7 중에서도 미국은 가장 과감하게 법인세를 인하하고 있다. 미국은 2017년 35%였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018년 21%로 대폭 줄여 기업 부담을 경감했다. 대대적인 세금 감면을 통해 해외로 나간 미국 기업의 ‘리쇼어링’(자국 복귀)을 유인하고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이다.


2021년 출범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법인세 최고세율을 28%로 올리겠다고 했지만 내부 반발이 커지자 이를 철회하고 21%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내 리쇼어링 기업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리쇼어링 기업 수는 2017년 624개에서 법인세를 인하한 2018년 886개사로 늘었고 지난해엔 1334개 기업이 복귀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기업이 투자할 때 법인세를 공제·감면해주는 비중도 주요국보다 낮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업이 납부해야 할 법인세액 중 각종 공제·감면으로 납부가 면제된 금액의 비중은 ▲일본 24.8% ▲미국 18.6% ▲한국 8.4% 등의 순이다. 세금 100원당 국내기업이 8.4원의 공제·감면을 받을 때 미국·일본기업은 2~3배에 달하는 18.6원, 24.8원을 각각 공제받았다는 의미다.

재계는 한국도 법인세 최고세율을 G7 평균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재 25%에서 22%로 인하해야 한다”며 “시설투자와 연구개발비 등에 대한 세액공제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속세·준조세도 큰 부담
상속세도 기업에 큰 부담이란 지적이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이며 30억원 이상을 상속할 경우 최대주주 및 그의 특수관계인에 해당하는 주주는 세율의 20%가 할증돼 총 60%의 상속세율이 적용된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선대에서 후대로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내 1위 기업은 삼성의 경우 고 이건희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규모가 무려 12조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재계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인 26.5% 수준으로 낮추고 최대주주 주식 할증(20%)도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부금, 성금 등 준조세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준조세 부담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이 부담하는 준조세는 2020년 기준 약 72조원으로 이는 같은 해 법인세 총액인 55조5000억원의 1.3배를 기록했다. 유환인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경제상황을 고려해 준조세 부담을 조정할 수 있는 ‘준조세 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새 정부가 각종 세금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조세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상속세와 법인세, 부동산 세제 같은 조세제도가 국민과 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