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카젬 사장을 출국 금지시켰다. 그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1700여명을 불법 파견한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출국 금지가 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05년 1월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었고 같은해 4월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다. 카젬 사장은 2020년 7월 기소됐지만 아직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1심 결과가 나와도 2심, 3심까지 재판이 진행될 수 있다.
카젬 사장은 오는 6월1일부터 중국 상하이 지엠 총괄 부사장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검찰의 이 같은 조치에 발목이 잡혔다. 검찰은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등 다른 수입차 판매법인의 대표가 해외 출장을 나간 뒤 귀국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카젬 사장에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업계에선 한국지엠 사장을 벤츠코리아 및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와 같은 선상에 두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틀렸다고 본다. 벤츠코리아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전 대표들은 본인 재임 기간 중에 배기가스 논란 등의 사고를 일으켰고, 한국에 공장도 운영하지 않는 단순 판매 조직 수장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가 산업에 기여하는 한국지엠과 차량 판매 후 수익금을 본국에 송금하는 대리점 대표는 격이 다르다는 시각이다.
한국지엠의 불법 파견 문제는 카젬 사장 임기 개시 훨씬 전에 발생해지만 카젬 사장은 문제 해결을 위해 임기를 연장해 가며 검찰 조사에 임했다. 그는 당국이 잠시 출국 금지를 풀어줘 해외 출장을 다녀올 수 있었던 지난해 4월에도 일을 마친 뒤 바로 귀국해 업무와 조사에 임했다.
오는 6월까지 카젬 사장의 출국 금지 조치가 해제되지 않으면 그는 한국에서 중국 업무를 처리해야 할 상황에 처한다. 올해 초 발표된 글로벌 지엠(GM)그룹의 인사 발령이 취소될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검찰의 제동이 한국 완성차시장의 이미지 하락과 투자 축소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카젬 사장은 2017년 9월 한국지엠 사장에 취임한 이후 경영정상화에 공을 들였다. 2018년 군산공장 폐쇄와 연구개발 법인분리로 효율화를 꾀했다. 한국지엠의 당기순손실은 2018년 8594억원에서 2020년 2968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반도체난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이 없었다면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지엠은 공장 자동화와 신차 개발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창원의 프레스·차체·조립 공장은 대대적 시설투자를 통해 최신식 생산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창원공장에서는 2023년부터 차세대 글로벌 신차가 생산된다. 차세대 크로스 오버 유틸리티(CUV)는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지엠 한국사업장의 수익성을 창출하는 핵심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엠은 2025년까지 350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30종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는데 한국지엠 역시 본사의 지원 속 신차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 아우디 대표는 배기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켰고 이들은 판매법인 수장에 그친다"며 "국내에 생산공장을 갖춘 한국지엠 대표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의 비즈니스 활동에 지속적으로 제약이 걸리면 한국 시장의 이미지가 하락할 수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규제까지 있어 누구도 한국 CEO를 원하지 않을뿐 아니라 투자도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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