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 순안국제공항 북쪽 활주로에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차량 설치 때 사용하는 '콘크리트 지지대' 추정 물체가 증설됐다. 사진은 지구관측위성 '센티널-2A'가 지난 6일(왼쪽)과 11일 각각 촬영한 순안공항 북쪽 활주로 일대 위성사진 (센티널 허브 캡처)2022.3.15/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이르면 이번 주로 예상되는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장소로 평양 순안국제공항이 유력시되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이 운용하는 지구관측위성 '센티널-2A'가 최근 순안공항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보면 최근 수일 간 공항 북쪽 활주로 일대에선 북한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 차량 배치 목적으로 사용하는 '콘크리트 지지대' 추정 물체 설치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2017년 7월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실시한 '화성-14형' ICBM 시험발사, 그리고 같은 해 11월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실시한 '화성-15형' ICBM 시험발사 때도 이 같은 콘크리트 지지대 위에 TEL 차량을 배치했었다.


콘크리트 지지대 위에 세운 TEL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흙바닥 위에서 쏠 때보다 안정된 발사가 가능해 명중률을 높이고 TEL의 파손 정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대북 관측통들의 설명이다.

북한은 지난달 25일과 이달 5일 실시한 '화성-17형' 1단 추진체 이용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 2017년 8월 이후 실시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 미사일 시험발사 6차례 가운데 5차례를 순안공항에서 했다.

북한이 이처럼 순안공항을 중대형 탄도미사일 시험장으로 애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수도 평양시내와 가깝기 때문이다.


북한의 주요 무기체계 시험이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참관 아래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순안공항은 김 총비서의 동선 관리 및 경호에 부족함이 없는 장소다.

순안공항은 여타 외국의 국제공항들처럼 발착 항공편이 많지 않은 데다, 특히 북한은 중국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되던 지난 2020년 1월 말부터 중국·러시아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마저 중단했다.

순안공항에서 미사일을 쏴 올릴 경우 평양주민들에게 그 성과를 직접적으로 과시할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 주민들을 미사일 발사현장에 초청하는 상황도 가정해볼 수 있다.

게다가 순안공항 남서쪽 '신리'엔 북한의 탄도미사일 지원 시설도 자리 잡고 있다.

북한의 신형 ICBM '화성-17형'은 전체 길이가 24~26m에 무게가 100톤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북한이 '화성-17형'을 이곳 신리 시설에서 조립했다면 동창리 등지로 옮기는 것 자체가 상당히 버거운 일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11축 TEL 차량에 실린 '화성-17형'을 빠른 시간 안에 멀리 움직이는 것은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큰 길이 아니면 가지도 못 한다"며 "이 때문에 미사일 엔진 등 관련 공장들도 대부분 평양 인근에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화성-17형'의 실제 전력화 단계에선 TEL 차량이 아닌 고정식 발사대를 이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만한 크기의 발사장을 새로 만들려면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화성-17형'의 고정식 발사대는 앞으로 북한의 ICBM 개발 거점인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 설치될 가능성이 크다.

김 총비서는 지난 11일 이곳을 방문해 시설 개조를 지시하며 이곳에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위성 발사용 우주로켓과 ICBM은 탑재물이 각각 위성체와 탄두란 차이만 있을 뿐 발사 원리가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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