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중국과 러시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북한이 내달 고강도 무력시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다.
중국 측 북핵수석대표인 류샤오밍(劉曉明)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이날 러시아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등을 잇달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3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 당국자도 "류 대표 방한 및 한중 북핵수석대표 협의 등에 관한 일정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류 대표의 방한이 성사될 경우 최우선 논의과제는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대응방안이 될 전망이다.
북한은 올 1월 이후 벌써 10차례(실패 1차례 포함) 탄도·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고,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및 핵실험 재개 가능성까지 시사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27일 이후 3차례 진행한 탄도미사일 발사가 신형 ICBM '화성-17형' 개발과정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실시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북한이 앞으로 정찰위성 발사를 가장해 '화성-17형'의 최대사거리 시험발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시기는 내달 15일 제110주년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등이 우선 거론된다.
류 대표의 이번 방한 추진에 앞서 러시아 측 북핵수석대표인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교차관도 지난 22일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를 만나 최근 국제정세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러시아 측이 밝혔다.
신 대사는북한이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2020년 1월부터 시행 중인 '국경 봉쇄' 조치를 완전히 해제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 러시아 당국자들이 만날 수 있는 북한의 '최고위' 인사다.
류 대표의 방러·방한·방미 등 시기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진 않았으나, 단순히 순서만 봤을 땐 최근 한반도 정세 등에 관한 북한의 입장이나 북러 간 협의 결과를 류 대표가 다시 조율한 뒤 우리나라나 미국에 전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등 한반도 문제 때문에 움직이더라도 그 방향이나 의도는 서로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러시아의 경우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을 개시한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단 점에서 "북한이 ICBM을 쏘는 편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각국의 관심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북한이 앞으로 탄도미사일을 쏘더라도 문제 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박 교수의 분석이다.
반면 그는 "중국은 좀 다르다. 중국은 오히려 러시아 때문에 다소 곤경에 처한 상황"이라며 "이 외장에 북한이 ICBM까지 쏜다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은 북한·러시아 모두의 우방국으로서 그동안에도 이들의 제재 회피를 묵인하면서 군사·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단 비판을 받아왔다.
중국 당국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북한엔 핵·미사일 개발, 러시아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최대한 설득·중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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