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 위치한 삼각맨션. /사진=신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집무실을 광화문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용산 일대 부동산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집무실 이전 소식이 호재일지 악재일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1일, 국방부 청사. 청사 옆 횡단보도 맞은편에는 지하철 4·6호선 환승역인 삼각지역 13번 출구가 있다. 출구 옆 좁은 골목을 들어가면 낮은 건물들이 있고 골목을 따라 한강로동 주거지로 이동하니 지은 지 오래된 건물들이 나타났다.

삼각지역 인근에 위치한 주거시설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단연 '삼각맨션'이다. 국방부 인근에 자리 잡은 이 주택은 1970년 7월 준공, 올해로 52년 된 노후건물이다. 지상 5~6층에 2개동 130가구 규모다.
尹 집무실 이전시 52년된 '삼각맨션' 개발사업 영향되나

국방부 청사 인근에 위치한 골목길에 낮은 건물들이 보인다. /사진=신유진 기자
한강로동 일대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이 섞여 있어 최대 500% 용적률을 적용받을 수 있지만 재정비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가 2011년부터 국방부 일대 주거지를 한강로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지정한 상태다.
삼각지의 경우 삼각맨션 특별계획구역과 삼각맨션 바로 옆 한강로 특별계획구역(한강로1가 158번지 일대)에서 각각 35층과 38층 규모의 주상복합 개발사업 계획이 잡혀있다.

다만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되면 경호와 보안을 위해 고도제한 등의 규제 강화로 국방부 청사 인근 재개발 지역은 층고가 낮아짐은 물론 사업도 취소될 수 있다. 현재 청와대가 위치한 종로구 효자동 등은 5층 높이인 15~20m를 초과하는 건물을 지을 수 없다.

"상권 활발해지겠지만 재개발 사업엔 '악재'"

서울 용산구 삼각맨션 전경. /사진=신유진 기자
지역 주민들은 윤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는 것에 재개발 계획이 무산되는 게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삼각지역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 이모씨는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에 대해 반대하지 않지만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곤 했지만 재개발 무산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어서 내키긴 않는다"며 "시위도 많아지고 경비도 심해지면 교통 정체가 더욱 심해질 수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박모씨는 "집무실 이전 소식으로 사람들이 (우리) 동네를 많이 찾으면서 너무 시끄러워졌다"며 "아직 이전도 안했는데도 이렇게 시끄러운데 이전하면 얼마나 더 시끄러워지겠냐"며 불편한 내색을 내비쳤다.

삼각맨션 인근에 위치한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무실을 이전하면 고층 개발은 어려워지지 않겠냐"며 "정비사업도 진행해야 하는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무실 이전으로 용산구 전체 상권은 활발해질 것 같다"면서도 "재개발 사업에는 악재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방부 전경. /사진=신유진 기자

윤 당선인은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을 확정한다고 공식화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일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용산 국방부와 합참 구역은 국가 안보 지휘 시설 등이 구비돼 있어 청와대를 시민들께 완벽하게 돌려드릴 수 있고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시민들의 불편도 거의 없다"고 했다.

이어 "용산은 이미 군사시설 보호를 전제로 개발이 진행돼 왔으며 집무실을 이전하더라도 추가 규제는 없다"며 "국민들게 불편을 드리는 측면, 청와대를 온전히 국민께 개방해 돌려드리는 측면을 고려하면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리얼미터가 미디어헤럴드 의뢰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 '반대한다'는 응답이 53.7%(매우 반대 43.2%, 반대하는 편 10.6%)로 나타났고 '찬성한다'는 응답은 44.6%(매우 찬성 30.4%, 찬성하는 편 14.3%)로 집계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