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밀레니엄세대 오너 경영인들이 경영일선에 등장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DB
▶기사 게재 순서
① 젊어진 재계, 밀레니얼 세대 CEO 전면에
② 밀레니얼 세대 오너들, 리더십 검증대… 당면 과제는
③ 삼성 12조·현대차 2.5조… 빚내서 경영승계
재계의 세대교체가 활발해지면서 19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 오너 일가의 경영능력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40세 안팎의 젊은 나이에 임원을 넘어 기업의 총 책임자로서 사업을 총괄하고 미래 성장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너 일가 구성원이란 배경을 넘어 뚜렷한 성과 창출로 경영 리더십을 입증해야 하는 과업을 떠안게 됐다.
‘미래 먹거리’ 발굴 집중 전망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는 평균 29세에 입사해 33.8세에 첫 별을 단다. 임원 승진까지 걸리는 시간이 4.8년에 불과한 셈이다. 이들은 평균 42.7세에 사장단에 합류한다. 입사 후 사장단 승진까지 평균 14.1년 소요되는 셈이다. 일반 직원의 상무(이사 포함) 직급 임원 평균 나이가 52세, 사장단의 평균 나이는 58.8세인 점을 감안하면 초고속 승진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2010년 그룹에 입사, 2015년 상무를 달았고 2020년 처음으로 대표이사를 달았다. 그는 태양광 사업 분야에서 경영능력을 이미 검증받은 인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한화그룹 태양광 부문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큐셀’의 전신인 독일 ‘큐셀’ 인수를 지휘한 데 이어 한화솔라원과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4년 한화가 삼성으로부터 방산·석유화학 부문 계열사를 인수하는 2조원 규모의 빅딜을 체결할 당시에도 김 사장이 막후에서 힘을 보탰다는 후문이다.


김 사장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로서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 회사 젤리 ▲미국 수소 고압탱크 업체 시마론 ▲유기발광다이아오드(OLED) 소재 기술 업체 더블유오에스 ▲프랑스 재생에너지 개발업체 RES프랑스 ▲삼성전기 통신모듈 사업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미래 수익성 기반을 넓혔다. 한화그룹 우주산업 전반을 지휘할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도 맡아 민간 주도 우주시대를 앞당기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2013년 현대중공업그룹에 입사, 올해 지주사와 핵심계열사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기선 HD현대·한국조선해양 사장도 미래먹거리 발굴이란 중책을 맡았다. 그는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에서 글로벌 무대에 데뷔, ‘쉽 빌더(조선사)’를 넘어 ‘퓨처 빌더(미래 건설자)‘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그룹은 ▲아비커스(자율운항전문 자회사)의 자율운항기술 ▲액화수소운반 및 추진시스템 기술 ▲지능형 로보틱스 및 솔루션 기술 등 3대 핵심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배력 강화·리스크 탈피 과제도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의 경우 2009년 SKC에 입사해 SK㈜,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 등을 역임하며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지난해 부친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후임으로 갑작스럽게 3세 경영을 시작하게 돼 산적한 과제가 만만치 않다.
먼저 경영능력 입증을 위해 사업총괄로서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 이와 관련 SK네트웍스는 올해 디지털 기술과 블록체인 등 미래 유망 영역과 사업을 연계시키는 선순환 투자 체계 기반의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SK네트웍스는 올들어서만 벌써 미래 유망 영역 스타트업 5곳에 700억원을 투자했다. 여기에 더해 렌탈사업 중심의 성장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의 폭도 넓혀 나갈 계획이다.

미미한 지배력도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 최 사업총괄은 SK네트웍스의 개인 최대주주이지만 지분율은 1.89%에 불과하다. 최 사업총괄은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를 위해 현재 보유 중인 SK㈜ 지분을 처분해 SK네트웍스 지분을 늘리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 최 사업총괄이 보유한 SK㈜ 지분율은 0.33%(24만4956주)다.


조현민 ㈜한진 사장의 경우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로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고 있다. 최근엔 주총을 통해 태양광 발전 사업과 전기차 충전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한진의 주력인 물류 분야에 친환경 키워드를 사업을 고도화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조 사장은 해묵은 ‘물컵 갑질’ 논란 해소가 가장 큰 과제다. 조 사장은 앞서 2018년 4월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지고 폭언을 가하는 등 갑질을 한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샀고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가 이듬해 6월 복귀했다.

하지만 조 사장에 대한 시선은 아직까지 곱지 않다. 올해 조 사장이 사내이사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2대주주였던 KCGI가 공개적으로 그의 승진을 문제삼으면서 실현되지 않았다. 다만 KCGI 지분을 사들인 호반그룹이 한진가에 우호적인 입장인 만큼 조원태 회장 일가의 경영권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어서 조 사장의 행보도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젊은 경영자들이 앞으로 경영능력을 끊임없이 증명하지 못하면 해당 기업의 젊은 경영인 선임이 결국 ‘보여주기식’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경영자 본인에게도 무거운 책임이 있지만 기업의 후속 인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