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은 국내 소비자와 미국 소비자의 보상 금액도 차별해 비판 받았다. 사진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전략을 발표했던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사장. /사진=폭스바겐그룹코리아
▶기사 게재 순서
①한국소비자 ‘봉’ 취급하는 폭스바겐
②한국을 ‘디젤 떨이시장’으로 전락 시킨 폭스바겐
③소비자 보상도 차별하는 폭스바겐
“김 과장 폭스바겐?”, “처남 차 바꿨어? 폭스바겐이네?”

몇 해 전 TV와 인터넷을 통해 방영된 폭스바겐 광고 속 대사다. 이 광고는 폭스바겐 차를 타는 사람을 마치 동경의 대상으로 여기는 듯한 대사로 수많은 누리꾼들에게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누리꾼들은 “폭스바겐 차가 수억원짜리 슈퍼카도 아니고 유럽에서는 흔한 차 중에 하나인데 국내 소비자에게는 대단히 희소성이 있는 차인 것처럼 과장했다”며 평가절하 했다.


광고에서 “남들에겐 질투, 당신에겐 기회”라며 소비자를 현혹시킨 폭스바겐은 사상 최악의 ‘디젤게이트’ 주동자로 낙인 찍혀 세계적인 망신을 샀다.

당시 폭스바겐은 조작 사실을 시인하면서 불법 소프트웨어 탑재를 통해 조작된 디젤차는 세계적으로 1100만대. 한국에 수입·판매된 차는 총 15종 12만대라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은 등 돌린 소비자를 진정시키기 위한 보상 절차에 돌입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한국 소비자를 우롱했다.


2016년 10월 미국 연방법원은 독일 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배상금으로 제시한 147억달러(약 16조7000억원) 규모의 합의안을 승인했다. 1인당 평균 약 3500만원 수준이다. 배상금액은 미국 내 소비자 집단소송 합의금액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폭스바겐의 2리터 디젤 엔진이 장착된 차 소유자 47만5000명은 실제로 5100~1만달러(약 631만~1238만원)를 현금으로 보상받았다.

두 달 뒤인 같은 해 12월 국내 소비자에게는 차 1대당 ‘100만원’ 상당의 쿠폰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전체 12만6000명에게 총 1260억원을 배상하는데 그쳤는데 미국에서 보인 배상 절차와는 상반되는 행보였다. 폭스바겐이 제공한 쿠폰은 차 유지보수, 고장 수리 서비스를 받거나 차 액세서리를 구매하는 용도도 쓸 수 있었다.

대표였던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은 “소비자 믿음에 보답하고 브랜드 신뢰를 되찾고자 준비했다”고 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을 강하게 반발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7월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첫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졌지만 미국의 배상금액에는 턱없었다. 소송을 제기한 79명의 차주는 156만~538만원, 총 2억2000만원만 돌아갔다.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사장은 지난달 3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 차원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및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지만 과거 국내 소비자를 우롱한 행보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 역시 없었다. 국내 소비자에게 폭스바겐은 ‘조작의 달인’ ‘디젤차 떨이’란 오명만 남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