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사실일까 음해일까… 메디톡스-휴젤 소송전
②허가취소에 주가까지… 추락한 메디톡스
③"최악은 피하자"… 차세대 톡신 개발 통할까

과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1위 기업 메디톡스가 잇따른 악재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메디톡스 본사 전경과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 /시각물=김은옥 기자
과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1위 기업. 2016년까지 국내 시장을 휘어잡았던 메디톡스의 시장점유율은 경쟁사들의 등장과 지적재산권 소송, 주력제품의 허가취소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메디톡스를 중심으로 한 톡신 업계 잡음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메디톡스는 2006년 국내에서 최초로, 전 세계에선 4번째로 톡신 제제인 메디톡신을 개발한 업체다. 메디톡신이 등장하기 전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국내 톡신 시장이 국산 제품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메디톡신은 국내 미용성형 시장 확대와 함께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했다.


내리막길 걷는 메디톡스, 사면초가?
메디톡스 주가는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개선된 실적을 공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메디톡스는 매출 1849억원과 영업이익 3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31%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메디톡스의 실적 개선은 지난해 하반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대웅제약과의 소송전 합의의 산물로 분석된다. 분쟁 합의에 따른 로열티 수익과 합의금 등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메디톡스의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2018년 7월 메디톡스의 주가는 최고가인 85만3500만원을 기록한 뒤 2020년 4월27일 10만4900원까지 떨어졌다. 3년여만에 주식가치는 87.7%나 곤두박칠쳤다. 이후에도 메디톡스의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했고 5월10일 기준 종가는 12만500원을 가리켰다.


이 같은 시장 반응은 메디톡스의 상황을 대변한다. 국내에서 톡신 사업에 나서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50%를 넘겼던 메디톡스의 영업이익률은 악화했다. 과당 경쟁이 시작된 국내시장에서 2017년 휴젤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줬다.

메디톡스 주가 추이./그래픽=김은옥 기자
경쟁사에 밀리고 주력제품은 허가취소

경쟁사와 비교해 일찍부터 준비한 미국과 중국 진출도 휴젤과 대웅제약에 밀렸다. 메디톡스는 2013년 미국 엘러간에 총 계약규모 3억6000만달러에 메디톡신의 제조 방법을 기술수출했다. 당시 제약업계에서 진행된 기술수출 계약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메디톡스는 글로벌 미용시장 1위 기업에 수출한 만큼 국내 기업 중 미국 진출에 가장 앞선 상황이었다.
하지만 메디톡신의 미국 임상은 진척이 없었고 그 사이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임상을 마무리하며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먼저 허가를 취득했다. 게다가 휴젤도 올해 상반기 미국 허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메디톡스가 기대했던 중국시장 진출도 미국과 다를 바 없었다. 2020년 중국에서 임상을 마치고 허가 단계에 진입했으나 기대와 달리 허가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허가를 받은 휴젤은 지난해 중국에서 보툴렉스를 출시했고 대웅제약의 나보타도 허가를 취득했다.

무엇보다 메디톡스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취소 처분이다. 식약처는 원액 바꿔치기와 서류조작을 이유로 메디톡신주 50·100·150단위 등 3개 품목에 대한 허가를 취소했다. 메디톡스는 즉각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했고 식약처와 허가취소 처분에 대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메디톡스 연도별 매출 및 영업이익 현황./그래픽=김은옥 기자
톡신 업계의 문제아?… "소송전은 사업전략"
업계에선 메디톡스가 문제아를 자처했다고 지적한다. 후발주자보다 글로벌 진출이 늦어졌고 국내에서도 사업이 악화하자 경쟁 업체 발목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눈초리다.
메디톡스 입장에선 메디톡신 출시 이후 우후죽순 생겨나는 경쟁사들의 톡신 제품에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톡신을 개발하려면 균주 확보가 필수적인데 자사의 균주를 도용하지 않고선 쉽지 않다는 게 메디톡스의 일관된 입장이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톡신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미국 엘러간과 프랑스 입센, 독일 멀츠 등 소수에 불과하다. 반면 국내에선 제품을 내놓거나 올해 출시가 예상되는 기업 수만 9곳에 이른다.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에 이어 휴젤에 소송을 제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메디톡스의 실적이 개선됐지만 식약처와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사업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메디톡스가 잇따라 경쟁사들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사실상 사업 전략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