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반발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모습. /사진=뉴스1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는 윤석열 정부가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공개했다. 기업 친화적인 내용이 주로 담겨있다는 것이 재계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노동계가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반발해 앞으로 예고된 파업의 수위를 높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재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6일 '저성장 극복과 성장·복지 선순환'을 목표로 하는 경제정책 방향을 밝혔다.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 복원을 위해 기업 활력을 제고하고 기업 투자 확대 및 일자리 창출 등을 이끌어내는 것이 골자다. 노동시장 개혁, 과학기술·연구개발(R&D) 혁신, 근로 유인 및 기회 확대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재계는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에 관해 '기업 살리기'에 방점이 찍혔다고 입을 모은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경제계와 스킨십을 늘리며 "정부는 기업과 경제활동의 방해요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경제정책 방향에서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근로시간 제도 합리적 개편' 등이 대표적인 친기업 정책으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 과표구간(현 4단계)을 단순화하고 최고세율을 기존 25%에서 22%로 인하할 방침이다. 현행 과표구간은 ▲2억원 이하(세율 10%) ▲2억~200억원(20%) ▲200억~3000억원(22%) ▲3000억원 초과(25%) 등 4단계다. 과표구간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단일세율이나 2단계 누진세율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시간 제도 합리적 개편과 관련해서는 주 52시간제도 근무제를 기본 틀로 한 뒤 노사합의를 기반으로 근로시간 운용 선택권을 확대할 방침이다.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도입과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등이 그 예다.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는 업무량이 많을 때는 초과근무를 하고 초과근무 시간을 저축해 추후 휴가 등으로 이용하는 제도다.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일정 기간 주 평균 근로시간을 52시간 이내로 맞추고 근로자가 근무시간을 정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근로시간 저축계좌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 등이 시행되면 특정 기간 일감이 몰릴 때 근로시간을 대폭 확대해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노동계는 윤석열 정부의 이 같은 경제정책에 반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경제정책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돈을 많이 벌었으면 법인세를 많이 내는 것은 당연하다"며 "오히려 특정 대기업들만 돈을 많이 벌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정책과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노동 시간 관리 및 통제는 사용자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며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는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경제정책 발표 직후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지금껏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근로시간 유연화를 반대한 만큼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음달 2일 예정된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의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최저임금 인상 ▲임금·노동시간 후퇴 저지 ▲노동 중심 산업전환 쟁취 등을 요구할 계획인 해당 대회에는 약 7만명의 노조원이 모일 방침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이번 노동자대회 이후 다음 달 15일 전국노동자대회를 한 차례 더 연 후 10월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