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은 5일 "마지막 공직이었던 금융위원장 자리에서 부채와의 전쟁을 치열하게 치렀다"며 말했다. 사진은 지난 3월 고 위원장이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 연장 관련 금융위원회-금융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사진=장동규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5일 "마지막 공직이었던 금융위원장 자리에서 부채와의 전쟁을 치열하게 치렀다"며 말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소재 정부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급증한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고강도 대출규제를 시행하면서 '가계부채 저승사자'로도 불렸다.

고 위원장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지난해 8월초 가계부채는 1800조원을 넘어 폭증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세도 꺾일 줄 모르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운 급박한 상황이었다"며 "당시 금융위원장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가계부채 급증 차단을 통한 금융안정 도모임을 명확히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부채 관리가 국민들로부터 칭찬받기 어려운 인기없는 정책임을 알기에 취임 당시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당장의 불편함이 커지더라도 앞으로 벌어질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게 소임이라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그가 가계대출 총량관리 등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를 추진하면서 NH농협은행을 비롯한 일부 시중은행에선 대출 중단 사태도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를 안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고 위원장 취임 당시 9.5%였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현재 3%대로 하락했다.

그러면서도 고 위원장은 "국내외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미 연준(Fed)은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상을 추진해 경제에 미칠 충격 등 불확실성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돌이켜 보면 우리는 민간부채 급증에 한발 빠르게 대응한 셈"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추가 버블이 쌓이는 것을 막고 거품붕괴의 부작용을 줄이는데 금융위가 일정 부분 선제적으로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이외에 다른 현안들도 언급했다. 고 위원장은 "가상자산 거래소 등록이 시장혼란 없이 마무리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만기 연장 문제도 금융권과 적극 협조해 대응해왔다"며 "빅테크·핀테크에 대한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의 정립, 기존 금융사들의 새로운 발전방향 모색도 재임기간 꾸준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고 위원장은 "현재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지만 새로 오시게 될 위원장님과 함께 금융위 임직원분들이 소명을 흔들림 없이 다해 줄 것으로 굳게 믿는다"며 "이제는 여러분들과 함께 일을 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분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앞으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