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은 전세사기 사건을 뿌리뽑기 위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빌라 밀집지역. /사진=뉴스1
2019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세사기로 인한 피해액이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검찰이 서민들을 울리는 전세사기를 뿌리뽑기 위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대검찰청은 전세보증금 사기범죄 심각성을 감안해 '원칙적 구속수사'를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대검은 "기망수법, 피해 정도 등을 감안해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부터 '검찰사건처리기준'에 따라 기망수법이 계획적·적극적인 전세사기에 대해 원칙적으로 구속수사를 진행했다.


전세 사기를 저지른 자가 엄벌을 받을 수 있게 수사·공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전세금을 마련한 경위나 전세금이 피해자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피해 회복 여부 등 양형사유를 구체적으로 수집해 제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죄에 상응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적극적 항소로 맞서고 은닉재산 추적을 통해 피해회복 지원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대검은 "전세보증금 사기는 대표적 서민주거지인 빌라를 대상으로 발생하고 있어 피해자가 주로 서민과 청년인 경우가 많다"며 "사실상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과 삶의 터전인 주거지를 상실하게 돼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를 입게 된다"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9년부터 2년 8개월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에 접수된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8130건으로 이로 인한 피해 액수는 1조6000억원에 육박했다. 이중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 건수는 89%를 차지했으며 대다수 피해자들은 20~30대 청년, 서민으로 추정됐다.


전세보증금 사기 대표적인 유형은 ▲건물 취득가보다 큰 금액으로 임대차보증금을 책정하는 '깡통전세' ▲등기부상 거래가액을 부풀려 실거래가보다 높은 임대차보증금을 책정하는 사례 ▲전·월세 계약 현황 등 권리관계를 기망한 사례 ▲보증금 돌려막기 사례 등이다.

검찰의 이 같은 대응은 최근 서울 강서구에서 갭투자로 300억원 혐의를 가로채 기소된 이른바 '세 모녀 전세사기' 사건이 불을 지핀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사건은 분양대행업자와 무자본 갭투자자들이 계획적으로 신축빌라 등 다가구 주택의 취득가보다 큰 금액으로 전세금을 정해 세입자에게 임대하는 '깡통전세' 수법으로 136명으로부터 약 298억원 상당을 편취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세 모녀' 가운데 모친 김모씨(57)를 지난달 말 사기와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서울시 일대에 수백 채의 빌라를 소유하면서 임차인 136명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298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김씨의 딸 2명은 모친이 취득한 빌라를 명의신탁약정에 의해 본인들 명의로 소유권 이전하면서 부동산실명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사건 외에도 등기부상 거래가액을 부풀린 뒤 세입자에게 이를 실거래가인 것처럼 속여 실거래가보다 높은 전세금을 받은 사건이나 건물주들로부터 월세계약을 체결할 권한만 받았음에도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약 50억원대의 전세금을 착복한 사건 등도 있었다.

그동안 전세사기는 형사상 사기인지 개인 간의 계약자유로 봐야 할지 명확하지 않아 적절한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대검의 이번 결정은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강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