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은 전세보증금 사기범죄 심각성을 감안해 '원칙적 구속수사'를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대검은 "기망수법, 피해 정도 등을 감안해 원칙적으로 구속수사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부터 '검찰사건처리기준'에 따라 기망수법이 계획적·적극적인 전세사기에 대해 원칙적으로 구속수사를 진행했다.
전세 사기를 저지른 자가 엄벌을 받을 수 있게 수사·공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전세금을 마련한 경위나 전세금이 피해자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피해 회복 여부 등 양형사유를 구체적으로 수집해 제출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죄에 상응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적극적 항소로 맞서고 은닉재산 추적을 통해 피해회복 지원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대검은 "전세보증금 사기는 대표적 서민주거지인 빌라를 대상으로 발생하고 있어 피해자가 주로 서민과 청년인 경우가 많다"며 "사실상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과 삶의 터전인 주거지를 상실하게 돼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를 입게 된다"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9년부터 2년 8개월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에 접수된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는 8130건으로 이로 인한 피해 액수는 1조6000억원에 육박했다. 이중 전세보증금 3억원 이하 건수는 89%를 차지했으며 대다수 피해자들은 20~30대 청년, 서민으로 추정됐다.
전세보증금 사기 대표적인 유형은 ▲건물 취득가보다 큰 금액으로 임대차보증금을 책정하는 '깡통전세' ▲등기부상 거래가액을 부풀려 실거래가보다 높은 임대차보증금을 책정하는 사례 ▲전·월세 계약 현황 등 권리관계를 기망한 사례 ▲보증금 돌려막기 사례 등이다.
검찰의 이 같은 대응은 최근 서울 강서구에서 갭투자로 300억원 혐의를 가로채 기소된 이른바 '세 모녀 전세사기' 사건이 불을 지핀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사건은 분양대행업자와 무자본 갭투자자들이 계획적으로 신축빌라 등 다가구 주택의 취득가보다 큰 금액으로 전세금을 정해 세입자에게 임대하는 '깡통전세' 수법으로 136명으로부터 약 298억원 상당을 편취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세 모녀' 가운데 모친 김모씨(57)를 지난달 말 사기와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서울시 일대에 수백 채의 빌라를 소유하면서 임차인 136명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298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김씨의 딸 2명은 모친이 취득한 빌라를 명의신탁약정에 의해 본인들 명의로 소유권 이전하면서 부동산실명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사건 외에도 등기부상 거래가액을 부풀린 뒤 세입자에게 이를 실거래가인 것처럼 속여 실거래가보다 높은 전세금을 받은 사건이나 건물주들로부터 월세계약을 체결할 권한만 받았음에도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약 50억원대의 전세금을 착복한 사건 등도 있었다.
그동안 전세사기는 형사상 사기인지 개인 간의 계약자유로 봐야 할지 명확하지 않아 적절한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대검의 이번 결정은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강하게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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