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격 장면을 보도했던 중국 기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사진은 쩡잉 일본 특파원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사진=쩡잉 페이스북 프로필 캡처(@ying.zeng.581)
아베 신조 전 일본총리의 피격 장면을 보도했던 일본 주재 중국 기자가 누리꾼의 공격을 받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각)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프리랜서 특파원 쩡잉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을 다룬 기사를 보도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돼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 공격을 받아 이로 인한 정신적 충격으로 행한 것이 알려졌다. 쩡잉의 현재 상태는 알려진바 없으나 그가 소속된 DDBK 측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쩡잉의 극단적 시도는 신체·정신적 고통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쩡잉의 측근이자 유명작가인 천란은 지난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쩡잉의 유서를 공개했다. 유서엔 그가 지난 2018년부터 심한 우울증을 겪었으며 지난 7월초부터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었다고 고백한 사실이 담겼다. 특히 지난 8일 아베 전 총리의 피격장면을 보도하며 눈물을 흘린 사실이 포착되자 전 중국의 누리꾼의 타깃이 돼 수 주 동안 사이버공격을 받아 피해는 최근에 극심해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쩡잉이 아베의 정책을 재평가하고 중일관계 개선에 헌신적이었다고 보도하며 눈물을 흘리자 웹상에서 화제가 됐다. 중국 최대 SNS 사이트 웨이보엔 '생방송 중 아베를 위해 우는 쩡잉'이란 제목의 동영상이 80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며 중국에서 화제가 됐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아베를 뒤쫓아", "왜 중국인이 아베를 위해 울어?"라며 조롱했다.

쩡잉도 사이버 공격에 대응해 세상엔 다양한 의견들이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의 성화에 못 이겨 자신의 SNS 상에 "프로답지 못했다"며 "모두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고 사과했다.

천란이 공유한 유서에서 쩡잉은 "나는 가치있게 살았고 아직 30대다"며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는 것 외에 모든 것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당일 천란은 쩡잉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천란은 쩡잉이 극단적 선택 시도 수 일 전 해당 보도와 관련한 사실을 물어봤다. 이에 쩡잉은 아베 전 총리의 부인과 친분이 있으며 그는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중국 국수주의 커뮤니티는 쩡잉이 극단적 시도를 했다는 사실이 보도돼도 끊임없이 공격했다. 웨이보에 그를 비난하는 게시물은 난무하며 24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그의 계정은 웨이보 측 정책에 의해 삭제됐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 이후 중국 민족주의자들은 아베 전 총리의 죽음을 축하함과 동시에 이를 애도한 이들에게까지 비난의 목소리를 연일 높이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