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오전 8시33분부터 10시50분까지 2시간17분에 걸쳐 통화했다. 이날 백악관 풀 기자단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두 정상의 통화는 지난 3월18일 이후 첫 통화다.
통화 주제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롯해 경제 문제와 반도체 문제 등 양국 경쟁 관리 등 다양한 주제가 예측됐다. 특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타이완 방문 추진설로 양안 관련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어서 주목됐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타이완해협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일관됐다고 전했다"며 "평화와 안정을 약화하거나 현상을 변경하려는 (중국의) 일방적인 시도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자료에는 "민심은 저버릴 수 없다"며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그 자신이 불에 타 죽는다"라는 표현이 포함됐다. 이는 중국이 타이완 문제를 언급할 때 자주 쓰는 표현으로 시 주석이 이들 표현을 사용해 강하게 자국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시 주석도 강한 어조로 맞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양안 모두가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사실과 현주소는 분명하다"라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과 미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타이완 독립과 외세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악관 관계자는 '불장난' 등 중국 측 거친 언사와 관련해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양 정상의 대화에서도 유사한 언어를 사용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국 간) 긴장이 높은 상황에서 특히 정상들이 이런 방식의 소통을 하는 게 특별히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경제 문제도 논의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거시경제 문제에 관한 미국과 중국 간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라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경제 담당 부총리 간 지난 7월4일 화상 통화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자국 인플레이션 대응 차원으로 추진하는 대중국 관세 완화에 관해 논하리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그러나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대중국 관세와 이날 정상 통화를 연결 짓는 시각에는 선을 그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시 주석이 현재의 세계 경제 정세를 '도전적'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중국과 미국이 거시경제 정책 조율, 글로벌 산업체인 공급망 안정 유지, 글로벌 에너지·식량 안전 보장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소통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이날 타이완 문제를 두고는 충돌했지만 그 외 문제에 관해서는 협력 필요성에 대체로 공감한 분위기다. 백악관은 이날 통화를 "미중 정상 사이의 소통선 유지와 양측의 차이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상호이익이 일치하는 영역에서 협력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의 일환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 정상이 타이완 외에도 양국 관계에 중요한 다양한 문제와 역내·세계 현안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각 정상은 특히 기후변화·보건 안보 등 현안에 각각 후속 조치를 지시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 외교부는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고 시 주석은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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