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최대실적을 거둔 정유사에 횡재세를 물려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가 거세진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전경. / 사진=뉴시스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2분기 역대 최고의 실적을 거두고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횡재세(초과이윤세)를 거둬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데다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국회에서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 및 대한석유협회와 '고유가 국민 고통 분담을 위한 정유업계 간담회'를 열고 횡재세를 거론하며 고유가 고통 분담을 압박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야가 유류세 법정 최대 인하 폭을 50%로 확대하기로 한 점을 언급하며 "정유업계도 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한 상생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밝혔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고유가 과정에서 서민들이 기름값으로 고통을 많이 받는데 이 시기에 정유 4사는 최대 이익을 보는 게 사실"이라며 "정유사 이익이 과도한 만큼 횡재세를 걷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회적 압박도 꽤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국내 정유4사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가장 먼저 2분기 실적을 공개한 에쓰오일(S-Oil)의 영업이익은 1조7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1.6%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도 2분기 전년동기대비 318.9% 증가한 2조329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 가운데 석유사업의 영업이익이 2조2291억원이다.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역대 최고의 실적이 확실시된다. 정유4사의 상반기 영업이익 합계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공급차질 우려와 포스트 코로나 기조 정착으로 인한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정유사들의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정유사들의 이익이 늘었다고 정치권이 곧바로 횡재세를 압박하는 건 지다치나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유사들이 거둔 이익은 글로벌 업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늘어난 회계상 이익일 뿐 향후 국제유가나 정제마진 흐름에 따라 다시 정유사의 이익이 꺾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정제마진이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정유사들이 역대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을 땐 아무런 지원이 없었는데 일시적인 이익증가에만 횡재세를 물리겠다는 건 형평성에 어긋나고 시장논리에도 맞지 않다"며 "하반기 시장 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기업이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여건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은 장담할 수없는 상황이다. 2분기 30달러에 육박하던 정제마진이 7월말 2달러대로 떨어지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정제마진과 유가 강세에 따라 정유부문이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2분기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이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공급차질과 수요우려 충돌로 인한 정제마진 레벨다운과 더불어 유가 탄력 약화에 따른 재고이익 소멸을 감안하면 이익 눈높이는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