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세사기 전담수사본부' 현판식에서 윤승영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 등 경찰 관계자들이 사진 촬영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세사기 전담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내년 1월 24일까지 6개월간 집중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최근 전세사기 수법은 점점 진화해 유형도 다양화되고 있다. 빌라 수십, 수백채를 보유해 신규 세입자의 전세금으로 기존 세입자 전세금 반환을 돌려막는 무자본 갭투기(매매가-전세금 차액만 내고 세입자가 사는 집을 매수)는 흔한 수법이 됐고 잔금 날 전세금을 들고 도주하는 조직적 범죄마저 등장해 무주택 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올 상반기 세입자가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 액수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6월까지 발생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미반환 사고는 총 1595건, 사고 금액은 3407억원으로 역대 상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민을 울리는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자 정부도 칼을 빼들었다. 지난 7월 20일 윤석열 대통령은 전세사기 관련 범죄를 강력히 단속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세사기 전담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내년 1월 24일까지 6개월 동안 집중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깡통전세', '갭투자'로 인해 발생한 전세사기 사건은 처음부터 피해자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고의적으로 발생시킨 범죄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 주의가 요구된다. 집값 상승 시기에 시세차익을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 미필적 고의로 판단되고 있다.

피의자가 처음부터 전세금을 가로챌 목적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한 사건 역시 세입자 입장에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집주인의 채무상환 능력 문제가 아니라 지능화되고 조직화된 범죄집단의 소행으로 알려져 전세제도 자체가 서민을 타깃으로 한 악질적 신종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선 임대차계약의 기본적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부동산법인 한 관계자는 "직접 부동산에 가지 않고 돈을 입금한 임차인과 공인중개사의 안일한 계약 관행에 문제가 있다"면서 "이런 사기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최소한 대면 거래와 신분증 요구 같은 기본적인 절차도 번거롭게 여기지 말아야 하고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경우 은행이 신규 임차인에게 직접 대출금액을 보내는 방법도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세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계약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HUG 관계자는 "신축 빌라의 경우 시세와 공시가격이 없다 보니 조심해야 한다"면서 "계약자 대부분이 가계약을 한 뒤 HUG에 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문의하는데, 가입 자격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법안으로 임대인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임차인이 확인할 수가 없다"면서 "그 부분이 가장 큰 문제고 계약 대상 매물이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지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현재로서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