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1분 남짓 지각해도 이를 빌미로 갑질·괴롭힘을 당하는 사례가 다수 접수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일대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하는 모습./사진=뉴스1
"경기도에서 서울을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폭우로 2분 지각해 죄송하다고 인사하며 회사에 들어왔는데 상사가 "놀러 다니냐"고 소리를 지르며 시말서를 제출하라고 하네요."
15일 직장갑질119는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1~2분 남짓 지각해도 이를 빌미로 갑질·괴롭힘을 당하는 사례가 다수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9일 수도권에 폭우가 내렸을 당시 행정안전부는 공공기관 출근 시간을 오전 11시 이후로 조정했지만 민간기업 직장인들은 9시 출근에 맞추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야 했다.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6월 10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출퇴근과 관련해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까지 출퇴근 시간이 1시간 이상 걸리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17.6%였다. '30분~1시간 미만'이 42.2%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경기 거주자가 29.1%로 가장 많았고 서울 거주 직장인도 22.1%가 출퇴근에 1시간 이상 걸린다고 답했다.

특히 직장인 5명 중 1명은 출퇴근길에서도 업무 관련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0.4%는 출퇴근 시간에 업무 관련 일을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65.2%는 출퇴근 시간에 대한 보상이나 배려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보상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30대(71.4%)와 20대(67.4%)가 가장 많았고 생산직(73.3%)이 사무직(61.8%)보다, 일반사원(69.3%)이 관리직(53.8%)보다 보상이 필요하다고 봤다.

일부 회사는 출퇴근 시간 준수를 과도한 인사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는 제보도 잇따랐다. 직장갑질119의 제보 사례에 따르면 폭우와 같은 자연재해와 초장거리 출근의 난관을 뚫고 회사에 도착했지만 1~2분을 지각한 직원에게 시말서를 요구하거나 징계를 한 회사도 있었다.

직장갑질119 측은 "이번 폭우 때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오후 출근 또는 재택근무를 허용했다면 직장인들이 2~3시간을 길거리에서 허비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업무 효율이 더 올라가고 애사심도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